시장직 걸린 오세훈 정치자금법 사건 2심, 10월23일 선고…“명태균 못 끊어 깊이 반성”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그 비용을 후원자에게 대납하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 결과가 오는 23일에 나온다. 오 시장은 2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진실에 기초한 현명한 판단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 심리로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오 시장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결심기일에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오 시장에게 징역 1년6개월과 3300만원 추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심 때와 동일한 구형량으로, 오 시장은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인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오 시장은 최후진술에서 “제가 의뢰했다고 특검이 주장하는 여론조사와 관련해 사전에 논의하거나 결과를 받아 저의 선거에 활용한 적이 단연코 없다. 저희 캠프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다른 사람에게 대신 지급을 요청했다는 건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있을 수도 없다”며 무죄를 호소했다. 이어 “특검이 문제 삼은 여론조사들이 있었던 때는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초기 시점이었다. 앞으로 선거 판세와 민심의 향방이 언제든 변화할 수 있는 시점에서 여론조사 결과의 유불리함이 크게 유의미하지도 않았다”며 “제가 걸어온 정치 이력과 여론조사 결과, 상식적인 내용을 도외시한 채 어느 한 (여론조사) 결과만으로 지방에서 갓 올라온 명태균에 속아 여론조사를 의뢰할 수밖에 없었다는 식의 특검 프레임이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같은 당 나경원 후보로부터 뒤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조바심을 느끼고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특검 쪽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아울러 오 시장은 “저는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정치인, 깨끗한 정치인이 되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정치에 임했다. 이를 관철하기 위해서 초선의원 시절 정치자금 수수를 투명하게 하는 법을 만드는 데 앞장섰다. 그 성과물들은 ‘오세훈법’으로 호칭하고 있다”며 “깨끗한 정치를 만들어보겠다는 저의 뜻을 높이 평가해 국민이 붙여준 자랑스러운 이름을 서울시장 5선보다 더 명예롭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제가 저의 후원자라고 하는 사람에게 비용을 대납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건 지금까지 제가 지켜온 정치적 신념과 도저히 어울릴 수 없다. 저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오 시장은 “명태균에 대해 이상한 느낌이 들었을 때 즉시 단호하게 끊어내지 못하고 계속 접근하게 여지를 두고 법정에 서게 된 것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눈물을 훔쳤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로부터 총 10회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당시 선거캠프 총괄 책임자였던 강철원 전 서울시 부시장을 통해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씨에게 3300만원 상당의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여론조사 10건 중 5건, 총 2100만원 상당의 비용 대납 혐의를 인정해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선출직 공직자가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을 경우 직을 잃게 된다.

오 시장은 항소심에서 변호인단을 보완한 뒤 2021년 3월 명씨와 김씨의 통화 녹음파일도 새로운 증거로 추가 제출했다. 이 통화 녹음파일에는 “하여튼 오세훈이는 몰라요. 내가 오세훈이한테 십원짜리 한번 받았냐”라는 명씨의 발언이 담겼는데, 오 시장 쪽은 이런 발언이 ‘오 시장은 당시 여론조사 자체를 몰랐고, 김씨의 비용 지급도 몰랐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명씨는 이와 관련해 자신의 당시 말은 ‘오 시장이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전략 등 세부적인 진행 상황을 모른다’는 뜻이었다며 오 시장 쪽 주장을 반박하는 진술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오 시장과 함께 기소돼 1심에서 각각 벌금 300만원과 500만원을 선고받은 강 전 부시장과 사업가 김씨에게도 이날 1심과 동일하게 각각 징역 1년이 구형됐다. 이들에 대한 항소심 선고기일은 오는 23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특검법상 신속재판 규정에 따라 대법원 확정판결은 내년 1월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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