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2일, 이재명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을 계기로 긴장 완화를 위한 남북 대화 복원을 촉구한 것에 관해 “광대극의 절정”이라고 비난했다. “목함지뢰 사건을 그대로 방불케 하는 명백한 자작극”이라고 한 지난달 30일 담화 뒤 이틀 만에 다시 비난 담화를 낸 것이다.
김 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낸 담화에서 “송사리 같은 아랫 것들은 조사 결과 발표요, 공식 입장문 발표요 하면서 남에게 생트집을 잡는데 여념이 없는데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일관하게 취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며 “혼자 보기 아까운 광대국의 절정 장면”이라고 비난했다.
김여정 부장은 군사분계선 남쪽에서 일어난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해 남측이 “터무니없는 결론을 서둘러 내리고 어설프기 그지없는 공식입장문을 발표했다”며 “사과에 대해서도 운운했는데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일관되게 이어나가겠다”며 “신뢰를 회복하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측도 이제는 함께하기를 기대하고, 촉구한다”고 했으나 이를 일축한 것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 사건과 관련해 “핵심 원인은 결국 휴전선, 분계선 (불일치) 문제”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남북대화를 하자고 북한에 제의했다. 김 부장은 이 대통령의 대화 복원 제의에 대해 “자작광대극의 제2부가 막을 올린 것 같다. 세상을 어지럽게 형상해놓고 정의로운 주역을 맡겠다는 심산인 듯하다”며 ”주역과 단역이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정의로운 배역 연기로 인기를 많이 끌기 바란다”고 비꼬며 대화에 응할 생각이 없음을 나타냈다.
김 부장은 국경선 요새화 작업에 대해 “한국과 마주설 일이 없게, 들짐승마저도 드나들 수 없게 영영 문을 닫아매자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주서야 골아픈 일밖에 없는 족속들과 영원히 악연을 끊어버리자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바람”이라며 “어떤 형식으로든 한국과 엮이거나 상종할 수 있는 사소한 공간이나 여지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요구한 사과는 물론, 재발방지를 위해 남북의 군사분계선을 확정하자는 대화 제의도 단호히 거부한 것이다.
김 부장은 우리 군 당국이 지뢰 폭발 사고를 북한군에 의한 ‘도발’이라고 표현한 것도 비난했다. 김 부장은 “한 국 족속들은 우리에게 늘 사용하는 표현 중에 ‘도발’이라는 말을 제일 많이 골라쓰고 있는데 과연 ‘도발’이라는 뜻을 제대로 알기나 하고 쓰는지 모르겠다”며 “상식적으로 ‘도발’이라고 하는것은 지금처럼 저들이 급할 때 남에게 책임을 들씌우는 행위라든가 윤석열패당과 현 집권당국이 최근에 우리를 향해 감행한 무인기도발사건과 같은 것을 진짜 ‘도발’이라고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강신철 국방장관은 이날 평택 험프리스 기지에서 제이비어 브런슨 연합사령관(겸 주한미군·유엔사 사령관)을 접견해 북한군 지뢰 폭발 사건과 군사분계선 기준선 협의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용산 국방부 청사로 복귀해 기자들과 만나 “브런슨 사령관과 여러 현안을 논의했고, 지뢰 폭발 사고 관련 논의도 했다”고만 말했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