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의 2년 차 미들블로커 임동균(22)에게 등번호 '72'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어린 시절 배구선수가 되겠다는 자신을 만류했던 부모님, 그리고 이제는 누구보다 든든한 응원군이 된 두 사람에게 반드시 성공으로 보답하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다.
임동균은 12일 일본 사카이에서 진행 중인 KB손해보험 전지훈련에서 현장 취재진에 "부모님 두 분이 모두 1972년생이라 등번호를 72번으로 정했다"며 "처음에는 배구선수가 되는 걸 반대하셨지만, 지금은 정말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신다. 의미 있는 번호를 달고 꼭 성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원도 동해시 출신인 임동균은 동해 광희고와 한양대를 거쳐 2025~2026시즌 V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7순위로 KB손해보험에 입단한 미들블로커다. 키 199㎝, 몸무게 89㎏의 좋은 신체조건을 갖췄고, 한양대 선배 이준영(23)과 함께 KB손해보험의 미래 미들블로커진을 책임질 자원으로 기대받고 있다.
배구를 시작한 시기는 또래보다 다소 늦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배구를 접한 임동균은 곧바로 운동의 매력에 빠졌다. 하지만 선수의 길을 걷겠다고 하자 부모님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임동균은 "4살, 3살 터울의 누나 두 명이 있는데 어릴 때 배구하다가 일찍 그만뒀다. 그래서 부모님께서는 막내인 나까지 힘든 운동선수를 하는 걸 원하지 않으셨다. 학교 체육 선생님도 만류하셨다"고 돌아봤다.
오히려 반대가 더 강한 동력이 됐다. 임동균은 "부모님 반대를 무릅쓰고 시작했기 때문에 더 악착같이 했다. 결과로 증명해 보이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래보다 배구를 늦게 시작했음에도 꾸준히 성장하면서 결국 한양대에 진학했고, 그때부터 어머니의 마음도 조금씩 바뀌었다. 이제는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이다. 임동균은 "어머니는 항상 몸부터 챙겨주시고, 아버지는 배구 기사나 해외 자료까지 찾아서 보내주신다"며 "두 분 모두 지금은 나를 전폭적으로 응원해주신다"고 미소 지었다.
프로 입단으로 하나의 꿈은 이뤘다. 하지만 데뷔 첫 시즌은 생각했던 것과 또 달랐다. 고교와 대학에서 주전으로 코트를 누볐던 임동균에게 프로 첫해는 웜업존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었다.
임동균은 "그전까지 대부분 주전으로 뛰었기 때문에 처음 겪는 경험이었다"라며 "처음엔 낯설었지만, 그 시간이 오히려 나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어줬다. 올 시즌에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KB손해보험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에 올랐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우리카드에 패했다. 10년 만에 일본 해외 전지훈련까지 택한 이유도 새 전력을 점검하고 선수층을 두껍게 만들기 위해서다. 그 과정에서 임동균과 같은 젊은 선수의 성장도 중요하다.
이번 일본 전훈에서 임동균은 그동안 출전 기회가 적었던 윤서진, 이준영 등과 함께 연습경기에 꾸준히 나서며 실전 경험을 쌓았다. 임동균도 자신의 부족한 점을 냉정하게 알고 있다.
임동균은 "대학교 때는 공격에 비중을 많이 두다 보니 블로킹 스텝이나 서브 같은 기본적인 부분이 부족했다"며 "프로에서는 그런 부분이 더 중요하다는 걸 느끼고 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하나씩 채워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목표는 분명하다. 임동균은 "한 단계씩 계속 발전해서 결국 주전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