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영방송 "12일 빈행 정기편 탑승…항로 변경돼 당일 귀국"
이란, 강력 반발…자국 주재 오스트리아 대사대리 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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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 원자력청장 겸 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에서 열리는 연례총회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 당국자는 이 매체에 에슬라미 청장이 이날 IAEA 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이었지만 유엔의 제재 대상이라는 이유로 오스트리아 정부가 그의 입국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오스트리아 정부가 유엔 제재위원회에 에슬라미 청장에 대한 입국 제재 면제를 요청했으나 미국의 강력한 요구로 결국 무산됐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에 따르면, 에슬라미 청장과 대표단은 지난 12일 빈으로 향하는 정기 항공편을 이용해 출국했다.
그러나 비행 도중 미국의 지속적인 방해와 일부 국가들의 협조가 맞물리면서 항공기의 항로가 변경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IRIB는 "대표단의 최종 목적지는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이었으나, 유감스럽게도 이동 경로 중간에 비행기가 기수를 돌리며 제지를 당했다"며 "이에 따라 에슬라미 청장은 결국 빈에 도착하지 못한 채, 출국 당일인 12일 테헤란으로 다시 귀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미국은 에슬라미 청장에 대한 유엔의 제재를 일시나마 면제한다면 이란 정권에 정당성을 부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보고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에슬라미 청장은 제재 대상자이며, 우리는 제재 대상자들이 제재를 회피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가 제재 면제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말해 미국이 제재 면제에 반대했음을 시사했다.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이란 정부는 에슬라미 청장의 입국을 불허한 결정에 항의하며 자국 주재 오스트리아 대사대리를 초치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오스트리아 정부가 이란 대표단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전혀 정당화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이 미국의 압박 아래 발생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스트리아 정부의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란과 2015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맺은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 3개국은 이란이 핵합의를 고의로 위반했다고 보고 지난해 9월 유엔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 절차를 가동했다. 이에 따라 에슬라미 청장에 대해 여행금지 제재가 부과됐다.
앞서 이란 매체들은 12일 에슬라미 청장이 IAEA 총회 참석을 위해 테헤란을 떠났다고 보도했었다.
미국에선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이 이번 IAEA 총회에 참석, 이란의 핵프로그램 중단과 핵무기 보유 금지, IAEA 사찰단의 이란 핵시설 조사 재개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14∼18일 열리는 IAEA 연례총회에선 중동 지역의 핵안전조치(Safeguards)에 대한 사안도 논의된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7월 원자력협정을 맺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그간 소극적이던 IAEA와의 핵안전조치협정(CSA)과 추가의정서(AP) 수용까지 논의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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