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소장 "미래헌법 과제는 AI 같은 '새로운 권력' 통제"

'미래를 위한 헌법, 그 진단과 해법' 제8회 헌법학자대회 기조발제

발언하는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4부 요인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8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xyz@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은 28일 "미래 헌법의 과제는 새롭게 출현하는 권력을 제한하고 길들이기 위해 지금까지 축적된 헌법의 지혜를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변하지 않는 중심은 권력에 대한 통제"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날 한국헌법학회(회장 서보건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주최로 경북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열린 제8회 한국헌법학자대회 기조발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대회 주제는 '미래를 위한 헌법, 그 진단과 해법'이다.

김 소장은 "미래헌법을 논하는 것은 헌법이 권력을 제한하고 길들이는 본분을 여전히 해낼 수 있는가를 묻는 일"이라며 길들여야 할 새로운 권력을 기술권력과 다층적 권력, 비상권력, 시간의 권력 등 네 개의 전선(戰線)으로 소개했다.

그는 "인공지능(AI)에 의한 자동결정은 그 결정을 받는 사람조차 그 이유를 알기 어려운 방식으로 우리의 기본권에 개입한다"며 "헌법의 수범자로 예정되지 않았던 새로운 권력이 어느새 헌법이 지키려는 가치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고 짚었다.

김 소장은 "국가의 위기는 헌법이 가장 정밀하게 작동해야 하는 시간이라는 명제를 우리는 최근 우리의 현실에서 다시 배웠다. 비상권력은 언제나 헌법의 빈틈, 통제가 성긴 곳, 절차가 모호한 곳을 파고든다"며 "미래 헌법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국가의 위기 상황을 헌법의 통제 바깥에 빈칸으로 남겨두지 않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 국가부채, 생명공학의 발전 앞에서 오늘의 결정이 아직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의 삶의 조건을 사실상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며 '현재 세대가 미래 세대에 행사하는 권력'에 대한 헌법적 통제의 문제도 짚었다.

이어 기조발제에 나선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은 이재명 정부의 '개혁정책' 추진을 두고 "정부·여당이 야당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정책들이 정권교체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숙고가 부족하다"며 쓴소리를 했다.

성 전 총장은 "정부여당은 수적 우세를 바탕으로 소위 개혁정책을 밀어붙이는데 그 와중에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정책까지도 일방적으로 처리한다"며 "이 지점에서 일련의 정책 중에서 과연 정부여당이 바뀌어도 그대로 지속될 수 있는 정책인지가 의문을 가지게 한다"고 지적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필요한 정책이지만 행정안전부에 중대범죄수사청을 새로 개설하는 데 대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며, 특별검사법은 개별 사건 또는 개별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처분적 법률'인 만큼 신중한 작동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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