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만에 첫 잭슨홀미팅 기조연설
'포워드 가이던스' 폐기…"유효기간 지나"
양적완화 자제 등 통화정책 7대 원칙 제시

워시 의장은 이날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2026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미팅) 기조연설에서 "올여름 개인소비지출(PCE)과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가 예상보다 개선됐지만 근본적인 인플레이션 추세가 의미 있게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지난 26일 발표된 7월 PCE 상승률(전년 대비 3.7%)과 근원 PCE(3.3%)를 겨냥해 "최근 2년간 인플레이션 둔화 진전이 미미했다"고 짚은 것이다.
워시 의장은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향해 충분히 빠른 속도로 내려가고 있다는 확실한 믿음이 서지 않는다면 우리에게는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며 "물가 안정을 이루는 것이 변명의 여지 없는 연준의 책무이자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이 올해 들어 다섯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3.50~3.75%로 동결했지만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당시 3명의 위원이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한 가운데 필요하다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워시 의장은 다만 단기 정책 방향에 대한 언급은 철저하게 자제했다. 워시 의장은 "오늘 하나의 결정을 발표하기 위해 선 것이 아니라 원칙에 대한 약속을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시장이 연준 발언 하나하나를 금리 점침 신호로 해석하는 관행에서 벗어날 것을 당부했다. 워시 의장은 특히 연준의 대표적인 소통 수단이었던 포워드 가이던스를 두고 "이미 유효기간이 지났다"고 단언했다.
특정 경제지표에 따라 금리 경로를 미리 맞추는 '반응 함수' 제공에도 선을 그으며 "지정학과 글로벌 공급망, 기술 변화가 급변하는 환경에서는 우리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참가자들이 다음 거래를 위해 주로 연준만 바라보는 체제를 조장해서는 안 된다"며 "소통은 줄이되 더욱 목적이 분명한 '조용한 연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로 취임 100일을 맞은 워시 의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과도하게 확대된 연준의 시장 개입과 소통 방식을 재검토하기 위해 5개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이날 연설에서 워시 의장은 △부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한 미래 정책 수립 지양 △PCE 2% 물가 목표의 엄격한 준수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이중 책무의 병행 △비전통적 정책(양적완화 등) 사용의 극단적 자제 △통화량 관리의 중요성 재인식 등 통화정책의 7대 원칙도 제시했다. 워시 의장은 "결과나 변명은 필요 없고 오직 임무 완수만이 중요하다"는 척 예거 장군의 말을 인용하며 상세한 사전 설명보다 인플레이션 타파라는 최종 결과로 연준의 신뢰를 증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