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수백명과 함께 구조 대기하다 헬기로 순차적 이송…건강상태 양호
두산에너빌 현장소장과 대사관 직원, 네팔인 직원 구조될 때까지 남기로
정부 신속대응팀 오늘 밤 네팔 도착…한국인 추가 피해 여부에도 촉각

[AFP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김지헌 민선희 기자 = 네팔 홍수 당시 현장에서 고립됐다가 안전하게 구조된 우리 국민들은 지대가 높은 지역에 있었던 덕분에 화를 면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전날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연락이 두절된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국민 9명은 사고 당시 한국인 직원들이 주로 쓰는 숙소와 사무실에 있었다.
상대적으로 지대가 낮은 이 지역은 홍수의 직접적인 피해를 당하였고,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여기서 일하던 국민 9명의 소재는 아직 불분명하다.
외교부 당국자는 "발전소도 거의 다 쓸려내려 갔다고 한다. 연락두절된 분들이 계셨던 건물도 유실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반면 홍수로 고립되긴 했으나 안전한 상태로 구조를 기다릴 수 있었던 국민 10명은 주로 현지인 직원들이 근무하고 숙소로 쓰는 '파워하우스'라는 장소에 있었다.
홍수가 발생한 지역과 거리가 있고, 평소 직원들이 숙식하는 곳이라 물과 식자재도 있었다. 현장에 파견된 주네팔대사관 소속 영사가 이들을 직접 확인한 결과 외견상 건강에 이상은 없었다.
다만 홍수 때문에 주변 도로가 유실돼 그 지역에서 벗어날 방도가 없어 헬기 구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파워하우스는 하천지역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있고 지대가 더 높다고 한다. 그래서 피해를 안 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워하우스에 있던 국민 10명 중 9명은 이날 네팔 당국이 헬기를 이용해 안전한 지역으로 이송했다.
파워하우스 지역에는 국민 10명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인과 현지인 등 수백명이 같이 고립돼 있었는데 네팔 당국이 운용할 수 있는 헬기 수가 제한돼 대피가 순차적으로 이뤄지면서 구조에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9명도 한번에 헬기를 타고 나오지 못하고 4번에 걸쳐 구조됐다.
남은 1명은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현장소장인데 그는 네팔인 직원 15명이 구조될 때까지 남겠다고 했으며, 이에 영사와 대사관 행정직원도 같이 남았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한국인 총 28명이 있었다.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21명 중 6명이 연락두절됐고, 10명은 파워하우스에 있었으며, 5명은 마침 휴가였다.
남동발전 소속 7명 중 4명은 무사했고, 3명이 연락두절 상태다.

(영종도=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네팔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 부근에서 홍수와 산사태로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이 실종된 가운데 27일 외교부·소방청·경찰청 등으로 구성된 합동 신속대응팀이 인천국제공항1터미널 출국장을 통해 네팔로 출국하고 있다. 2026.8.27 cityboy@yna.co.kr
구조·수색은 현재 네팔 군과 경찰이 하는데 험준한 산악 지형이라 야간에는 수색작업이 전혀 안 되고 일출 후, 일몰 전까지만 되는 상황이라고 외교부 당국자는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 외교부, 경찰청, 소방청 인원 총 11명으로 구성된 신속대응팀을 현지로 파견했지만, 대응팀은 현지시간 밤늦게야 도착할 예정이다.
공항이 위치한 네팔 카트만두에서 사고 지역까지 육로로 이동이 어려워 헬기 등 대체 이동 수단을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신속대응팀은 인력 규모나 보유 장비 등을 고려하면 직접 구조·수색 활동을 벌이기보다는 일단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네팔 당국의 협조를 구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신속대응팀장이 네팔 고위당국자를 접촉해서 한국민에 대해 특별한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신속대응팀이 파악한 현장 여건 등을 고려해 구조대를 추가로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네팔 외교장관과 통화에서 수색·구조 관련 협조를 구하면서 해외긴급구호대의 신속한 파견도 검토·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해외긴급구호대는 통상 다른 나라에서 재난재해가 발생할 경우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파견하는 데, 이번에 파견될 경우 한국인 수색·구조도 병행할 전망이다.
다만 정부가 해외긴급구호대를 파견하려면 네팔 정부의 동의가 필요하다.
한편 이번 사고를 현지에서 일차적으로 대응하는 주네팔대사관은 최근 인사 발령으로 대사가 공석이며, 행정직원을 제외한 공무원은 조아름 대사대리를 포함해 총 6명이다.
아울러 정부는 통상 연 2만명 정도의 한국인이 관광 목적으로 네팔을 방문하는 점을 고려해 이번 홍수 피해자가 추가로 있을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네팔관광청이 이날 12시 기준으로 발표한 외국인 관광객 실종자 통계에 한국인은 없었다.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