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한 최형우 "KT 결과 의미 없어, 우리만 잘하면 된다" 최고령 만루포 '새 역사'에도 '팀 우승'만 바라봤다

26일 1회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최형우. /사진=삼성 라이온즈

1회 홈런 타구를 바라보고 있는 최형우.20년 만에 KBO리그 최고령 만루홈런 대기록을 갈아치우며 팀의 대승을 이끈 최형우(43·삼성 라이온즈)의 시선은 오직 '팀 우승'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향하고 있었다. 치열한 선두 싸움 속에서도 상대 팀의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오직 팀의 플레이에만 집중하겠다는 베테랑다운 묵직한 카리스마를 드러냈다.

최형우는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1회초 첫 타석부터 승기를 가져오는 초대형 그랜드슬램을 작렬했다.

이날 무사 만루 찬스를 잡은 1회초 첫 타석에 들어선 최형우는 상대 선발 박준현의 초구 시속 152km 직구를 통타해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0m짜리 만루포를 터뜨렸다. 시즌 16호포이자 개인 통산 10번째, 리그 통산 1,156번째 만루홈런이었다.

이 한 방으로 최형우는 42세 8개월 10일의 나이로 만루홈런을 기록, 2006년 8월 31일 펠릭스 호세(당시 롯데·41세 3개월 29일)가 세웠던 KBO리그 역대 최고령 만루홈런 기록을 무려 20년 만에 새로 썼다.

특히 상대 투수가 과거 '삼성 왕조' 시절 영광을 함께했던 절친 박석민 코치의 아들 박준현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스토리를 남기기도 했다. 형우의 만루포로 기선을 제압한 삼성은 장단 타선이 폭발하며 키움을 12-2로 완파, 선두 KT 위즈를 0.5경기 차로 턱밑까지 맹추격했다.

경기 후 최형우는 대기록의 순간을 덤덤하게 돌아봤다. 그는 홈런 상황에 대해 "만루 상황에서 원래는 희생플라이를 치려고 했다. 직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가볍게 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세를 넘어선 최고령 만루홈런 기록에 대해서는 "기록 자체는 크게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며 손사래를 쳤다.

숨 막히는 1위 KT와의 순위 싸움에 대해서도 의연했다. 최형우는 "KT의 경기 결과는 크게 의미가 없다. 우리만 잘하면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KT가 계속 잘해서 따라가기 어렵다면 그때는 KT를 인정하면 된다"며 승부사다운 쿨한 태도를 보였다.

개인 기록보다 오직 팀의 승리만을 강조한 최형우는 "이제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다. 1등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정규시즌 우승을 향한 결연한 각오를 다졌다.

최형우의 만루 홈런 타격 순간. /사진=삼성 라이온즈구자욱(왼쪽)을 비롯해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는 최형우(가운데). /사진=삼성 라이온즈박진만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전병우(왼쪽)와 최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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