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주식시장이 중국처럼 ‘투자하기 어려운 시장’이 되고 있다는 외신 칼럼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반박했다.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견고하다며 “한국은 대체 불가능한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다만 칼럼이 증시 과열의 한 원인으로 지목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 조정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금융위는 4일 밤 10시께 ‘국내증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설명자료를 냈다. 3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실린 ‘한국도 투자하기 어려운 시장이 되고 있다’(South Korea Is Becoming Uninvestable, Too)라는 제목의 칼럼을 반박하는 내용이다.
아시아 금융시장을 담당하는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슐리 렌은 이 글에서 한국 증시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코스피의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의 개입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칼럼은 “코스피 부양을 위한 정부의 어설픈 개입(clumsy attempt)”이라고 평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과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 상향 조정 등 정부의 시장 개입이 증시 과열과 변동성을 키워 투자자 피해를 유발했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어 칼럼은 “최근 몇 년 동안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중국이 투자하기에 부적합하다고 불평해왔다. 주된 이유는 정부의 정책 실패와 투자자에 대한 무관심이라는 두 가지 문제 때문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이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고 반박했다. 국내 기업의 예상 실적도 주가 고점 당시보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며 투자 심리도 회복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과 관련해서는 보완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금융위는 칼럼에 인용된 강제청산 통계도 문제 삼았다. 사실관계와 맞지 않고 정확한 출처도 확인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칼럼은 약 36만개의 증권계좌가 강제 청산됐고, 이 가운데 62%는 35살 미만 투자자의 계좌라고 제시했다. 금융위는 “반대매매 계좌는 6월 중 하루 평균 3천개 수준이었다”고 반박했다. 6월 증시는 21거래일 열려 이를 단순 합산하면 강제 청산된 계좌는 약 6만3천개로, 36만개와는 차이가 크다.

칼럼이 인용한 수치의 원자료는 아직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미국 금융정보 플랫폼 등을 중심으로 이 수치가 유통된 사실은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30일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이 엑스(X·옛 트위터)에 해당 수치를 언급했고, 이달 1일에는 미국 금융정보 플랫폼 언유주얼웨일스도 동일한 수치를 전했다. 언유주얼웨일스는 씨티그룹을 출처로 들었다. 하지만 씨티 보고서의 제목이나 구체적인 산출 방식은 제시하지 않았다.
한편 칼럼은 국민연금이 올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높여 보유 주식 매도를 피한 조처도 비판했다. 칼럼은 “국민연금이 과거 지침에 따라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코스피가 과열을 부추겼다(drive A into a frenzy)”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 조정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