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제가 말이 안 돼요" 최형우 본인도 이해 불가, 6년 늦게 시작해 'KBO 최초 1800타점'이라니... 삼성만 복 받았다

삼성 최형우가 7일 대구 LG전에서 수훈선수가 된 후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KBO 리그 통산 1800타점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운 최형우(43·삼성 라이온즈)가 이례적으로 자부심을 드러냈다.

최형우는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4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삼성의 9-2 승리를 이끌었다.

덕분에 5연승을 달린 삼성은 50승 2무 31패(0.617)로 LG에 이어 리그 두 번째로 50승에 도달했다. 그러면서 LG(51승 32패·승률 0.614)와 승차를 지우고 승률에서 앞선 1위가 됐다.

최형우는 단 두 번의 득점권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앞선 두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난 그는 5회말 1사 1, 2루에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나오자마자 엔더스 톨허스트의 직구와 커터에 순식간에 0B2S 불리한 볼카운트에 놓였다. 하지만 높게 들어오는 직구를 통타해 좌익선상 1타점 적시 2루타로 연결하면서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후 LG 2루수 신민재가 글러브 토스를 시도한 것이 크게 빗나가면서 홈까지 밟았다.

마지막 타석에서는 KBO 리그 새 역사를 썼다. 구자욱이 좌전 안타로 출루한 7회말 무사 2루에서 최형우는 이우찬의 우중간 1타점 적시타를 쳐 KBO 리그 통산 1800타점에 성공했다. KBO 리그 1800타점은 아직 최형우밖에 밟지 못한 대기록이다. 역대 2위인 최정(39·SSG 랜더스)조차 아직 1678타점에 불과할 정도로 최형우의 1800타점은 쉽게 넘볼 수 없는 영역에 가깝다.

삼성 최형우가 7일 대구 LG전 7회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더욱 놀라운 것은 남들보다 풀타임 시즌이 최소 6년은 늦었음에도 이뤄낸 성과라는 점이다. 최형우는 전주고 졸업 후 2002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 48순위로 삼성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3년 차까지 1군 6경기 출전에 그쳤고 2005년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후 경찰청 야구단에서 군 복무 후 2008년 삼성에 재입단했고 그해 4월 1일이 돼서야 KBO 첫 타점을 올렸다. 공교롭게도 상대가 LG였다. 이후 2021년과 올해를 제외한 18시즌을 매해 70타점 이상 올렸고 오늘에 이르렀다.

선수 본인도 이해 불가능한 타점 페이스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최형우는 "뿌듯하고 행복하고 여러 가지 감정이 떠오른다. 솔직히 이전의 1500타점도 그랬지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스물여섯부터 (풀타임 시즌을) 뛰기 시작했으니 이런 건 꿈조차 못 꿨다.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왔는데 참 말도 안 된다. 나 자신에게 오늘은 너무 완벽하고 잘했다고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1년 안구 질환에서 반등에 성공한 최형우는 그 뒤부터 '사표를 품고 살았다'며 기록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었다. 그런 그가 이날만큼은 기록에 남다른 소회를 밝힌 데는 이유가 있었다.

최형우는 "1500타점까지는 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그 이후로는 사표를 품고 산 지 4년 돼서 별 아쉬움이 없다. 언제든 그만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하고 있기 때문에 숫자도 생각 안 했고 다른 것도 마찬가지"라면서도 "그런데 타점은 항상 욕심이 나고, 타점은 내 인생을 만들어준 것이라 자부심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삼성 구단이 7일 대구 LG전 7회말 전광판을 통해 최형우의 KBO 통산 1800타점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천적과 같던 톨허스트를 무너트린 것이라 더욱 의미 있었다. 이 경기 전까지 톨허스트는 삼성을 상대로 4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강했는데, 특히 최형우에게 6타수 무안타 2볼넷으로 천적으로 군림했다.

최형우는 "톨허스트가 완벽하다곤 생각하진 않는데 왜 약한지 모르겠다. 어쨌든 우리가 지니까 할 말은 없다. 아까 (박)한이 형이랑 얘기했을 때 옛날 니퍼트가 생각났다. 우리가 니퍼트에게 엄청나게 약했었다"라며 "우리 팀이 말린 건지 모르겠는데, 오늘도 잘 안 풀렸다. 그래도 다행히 (구)자욱이도 치고 나도 쳐서 마지막엔 잘 풀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뭐가 됐든 삼성 입장에서는 흥복이다. 최형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2년 최대 26억 원 FA 계약을 체결하고 친정팀 삼성으로 컴백했다. 2016시즌 종료 후 4년 총액 100억 원의 조건으로 KIA 타이거즈로 이적한 지 10년 만의 일이었다.

매년 많은 나이에도 그 기량을 의심받고 있지만, 올해도 성적으로 입증했다. 올해도 정규시즌 79경기 타율 0.326(282타수 92안타) 11홈런 63타점 39득점, 출루율 0.424 장타율 0.500 OPS(출루율+장타율) 0.924로 리그 수위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득점권 타율은 무려 0.362에 달해 43세의 나이에도 4번 타자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최형우는 "오늘 1위가 된 게 큰 의미는 없다. 전반기가 끝난 것도 아니고 후반기면 다시 리셋이다. 아무 의미 없다"라며 "지금 우리 타자들의 컨디션이 정말 좋다. 한 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는데 모레 경기가 끝나는 게 아쉬울 정도다. 이렇게 타격 사이클이 올라왔으니 또 안 좋아질 것이다. 어쩔 수 없다. 인생이 그렇다"고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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