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유럽은 단순한 ‘무더위’ 수준을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기록적인 대재앙급 폭염을 겪고 있습니다.
과학자들과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의 가장 큰 원인으로 ‘오메가 블록(Omega Block)’ 현상을 꼽고 있습니다.
유럽 상공의 고기압과 저기압 배치가 그리스 문자 오메가($\Omega$) 모양으로 정체되면서,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의 뜨거운 공기가 중서부 유럽으로 끊임없이 유입되었습니다.이 뜨거운 공기가 대기권에 갇혀 돔(Dome) 형태의 지붕을 만들었고, 내부 기온을 계속해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유럽의 토양이 극도로 건조해져 ‘증발 냉각 효과(토양의 수분이 증발하며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상실되었고, 이 때문에 폭염이 한층 더 악화되었다고 분석합니다.
평소 여름철에도 비교적 선선했던 유럽 각국의 기상 기록이 처참하게 깨지고 있습니다. 스페인은 최고 45.1°C, 프랑스는 44.3°C를 기록했으며, 독일(41.7°C), 체코(41.9°C) 등 동·중부 유럽마저 사상 처음으로 40도를 돌파했습니다.프랑스, 스페인, 벨기에 등 서유럽에서만 폭염으로 인한 잠정 초과 사망자가 3,700명을 넘어섰습니다. 프랑스 파리 일대의 사망률은 평시 대비 62%나 치솟아 현지 장례식장과 시신 보관소가 포화 상태에 이를 정도입니다.세계 최고 권위의 도로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40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서 경기가 치러지며 선수들이 열사병으로 쓰러지는 일이 속출하자, 조직위원회는 대회 역사상 이례적으로 코스 구간 단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폭염 여파로 예년보다 한 달이나 빨리 터진 대형 산불이 경기 코스 근처(레장글 인근)까지 번지면서 일부 구간은 관중 없이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파행을 겪고 있습니다.
독일에선 무더위에 트램 선로가 녹아내려 대중교통 운행이 전면 중단되었고, 루브르 박물관과 에펠탑 같은 주요 관광 명소들도 내부 열기 관리를 위해 조기 폐장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높으신 분들만 시원하면 되나" EU 청사 에너컨 차별 논란 가장 뜨거운 감자는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청사의 에어컨 가동 논란입니다. 에너지 절약 지침을 이유로 일반 직원들이 근무하는 1층부터 7층까지는 에어컨을 강제로 끈 반면, 고위 관료들이 머무는 8층부터 13층까지는 에어컨을 정상 가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폭염 속에서도 계급을 나누느냐", "내로남불식 기후 정책"이라는 거센 내부 반발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유럽은 여름이 길지 않아 일반 가정은 물론 대중교통, 관공서에도 에어컨 설치율이 매우 낮습니다. 이 때문에 냉방 가전 수요가 폭발하고 있지만, 한꺼번에 몰린 전력 부하로 인해 전력망 붕괴 우려가 커지면서 탄소 배출 규제와 생존을 위한 냉방권 보장 사이에서 뜨거운 사회적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