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https://supple.kr/news/cmr8lvkmt005ttbyrbjhlrs2l
안녕하세요 축구팬 여러분. 오늘 아침 기사 보시고 다들 만감이 교차하셨을 것 같습니다. 드디어 대한축구협회를 이끌어온 정몽규 회장이 13년 5개월여 만에 수장직에서 물러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네요. 참으로 오래 기다려온 반가운 소식이지만, 막상 기사를 꼼꼼히 읽어보니 가슴 한구석에 답답함과 분노가 가시질 않아서 이렇게 글을 적어봅니다.
1️⃣ 의견
기사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은 부회장 및 이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마지막 임원 회의를 주재한 뒤 사임서를 제출했다고 합니다. 2013년 1월 제52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무려 4선을 지내며 만 13년 5개월 동안 한국 축구의 수장 자리에 있었죠.
제가 이 기사를 보며 가장 분노했던 대목은 당초 그가 2026 북중미 월드컵 폐막 이후에나 사임할 것으로 예상되었다는 점입니다. 최근 축구협회를 둘러싼 숱한 논란을 수습하고 조직을 정상화하기 위해 사퇴 시기를 앞당겼다고는 하지만, 저는 이것이 진정한 반성과 책임지는 자세라기보다는 싸늘한 여론의 뭇매를 도저히 견디지 못해 마지못해 떠밀려 나가는 도피처럼 느껴집니다.
정몽규 회장은 퇴임사를 통해 "모든 영광과 성과는 선수들과 팬 여러분 덕분이며, 모든 부족함과 과오는 오롯이 저의 책임"이라고 밝혔더군요. 참으로 듣기에는 번지르르한 말입니다. 하지만 무려 13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한국 축구의 발목을 잡아놓고, 떠나는 마당에 "내 책임이다"라는 말 한마디로 훌훌 털어버리면 그만인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진정으로 책임을 진다는 것은 망가진 시스템을 뼈를 깎는 심정으로 복구해 놓고 떠나는 것인데, 그런 치열한 책임감이나 진정성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사진: https://supple.kr/news/cmr8lvkmt005ttbyrbjhlrs2l
2️⃣ 경험
국가대표팀 경기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TV 앞에 앉아 목 터져라 응원해 온 평범한 축구팬으로서, 지난 정몽규 회장 체제의 13년 5개월은 참으로 피로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입장문에서 "때로는 깊은 실망을 안겨드리기도 했다"고 스스로 인정했듯이, 우리 팬들이 겪어야 했던 실망감과 헛헛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축구계 안팎에서 협회를 둘러싼 논란과 상황을 정상화하라는 요구가 빗발쳤음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소통 없는 불통 행정으로 일관해 왔던 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가장 어이가 없었던 것은 "이제 저는 회장직에서 물러나 한 명의 열성적인 축구팬으로 돌아가 한국 축구를 응원하겠다"라는 마지막 멘트였습니다. 수많은 진짜 축구팬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쇄신을 요구할 때는 눈과 귀를 닫고 있더니, 조직이 만신창이가 된 이제서야 팬의 자리로 돌아오겠다니요.
진정한 열성 팬이었다면, 애초에 한국 축구가 이토록 깊은 실망감에 빠지도록 방치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가 남긴 무책임한 상처는 온전히 남아있는 진짜 팬들과 현장의 선수들이 고스란히 감당해야 할 무거운 짐이 되어버렸습니다.
사진: https://supple.kr/news/cmr8oqmnk00d5nc4f3yaq5414
3️⃣ 질문
무능했던 수장이 불명예스럽게 떠난 지금, 우리 앞에는 기뻐하기만 할 수 없는 훨씬 더 중요하고 무거운 과제가 남겨져 있습니다. 여러분과 이 답답함을 진지하게 나누어보고 싶습니다.
첫째, 수장 공백을 맞은 축구협회는 정관 제23조에 따라 부회장 중 1명이 대한체육회의 인준을 받아 회장 직무를 대행하는 체제로 전환한다고 합니다. 과연 기존 체제에 속해 있던 인물이 직무 대행을 맡아서 후임 회장 선거 과정을 차질 없이 공정하게 준비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 나물에 그 밥인 또 다른 기득권의 연장선이 될까요?
둘째, 정몽규 회장 한 사람의 사퇴만으로, 지난 13년간 뿌리 깊게 박힌 축구협회의 폐쇄적인 관행과 낡은 시스템이 단번에 쇄신될 수 있다고 보시나요?
썩은 환부는 도려냈지만 제대로 된 새살이 돋아나기 위해서는, 남은 팬들의 매서운 감시와 쓴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확신합니다.
사진: https://supple.kr/news/cmr8oqmnk00d5nc4f3yaq5414
4️⃣ 요약
마지막으로 오늘 아침 발표된 대한축구협회 수장 교체 관련 뉴스의 팩트만 명확하게 요약해 드리겠습니다.
장기 집권의 초라한 끝: 2013년 1월 제52대 회장에 당선된 이후 무려 4선에 성공했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3년 5개월여 만에 사임서를 제출했습니다.
사퇴 시기 및 표면적 이유: 당초 2026 북중미 월드컵 폐막 이후 사임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축구협회를 둘러싼 상황과 논란을 하루빨리 수습하고 정상화하기 위해 사퇴를 앞당겼습니다.
향후 협회 운영 방안: 협회는 부회장 중 한 명이 회장 직무를 대행하는 체제로 전환하며, 직무 대행을 중심으로 차기 회장 선거를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갈 방침입니다.
무책임한 작별 인사: 정 회장은 부족함과 과오는 오롯이 자신의 책임이라며, 이제 회장직에서 물러나 한 명의 열성적인 축구 팬으로 돌아가 응원하겠다는 퇴임 소회를 밝혔습니다.
정 회장의 말처럼 수많은 시련을 넘어 다시 한번 높이 비상할 대한민국 축구의 새로운 내일을 응원합니다. 부디 더 이상 팬들이 상처받지 않고 선수들이 오직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투명하고 공정한 축구협회로 환골탈태하기를 간절히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