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 길어져 팬들께 죄송" 고개 숙인 사령탑, 그래서 더 기특하다 '마지막 승리→연패탈출' 20세 막내가 다 책임졌다 [잠실 현장]

SSG 랜더스 선수들이 7일 두산 베어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9연패를 끊어내고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연패가 길어져 팬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사과의 말도 9연패를 끊어내고서야 할 수 있었다. 이숭용(55) SSG 랜더스 감독이 13일 만에 승리를 거둔 뒤 고개를 숙였다.

이숭용 감독이 이끄는 SSG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4-2 승리를 거뒀다.

지난달 24일 이후 10경기 만에 드디어 승리를 챙겼다. 그 사이 5위와 4.5경기였던 격차는 10경기까지 벌어졌으나 이제라도 악몽에서 깨어난 것에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전반기를 마칠 때까지 연패를 끊어내지 못한다면 그 여파가 후반기까지도 이어질 수 있었다. 여전히 상황이 좋진 않지만 최악은 피할 수 있었다.

길고 길었던 연패의 사슬이다. 13연패에 빠졌고 이후 5연패, 다시 9연패에 빠졌다. 가을야구 희망은 점점 멀어졌고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와 격차만 줄어들었다.

선발진이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 연패 탈출은 더 요원해보였다. 점점 발전하고 있는 막내 김민준(20)에게 희망을 걸어야 하는 암담한 상황이었다.

SSG 랜더스 최정(왼쪽에서 2번째)이 7일 두산 베어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8회초 투런 홈런을 날리고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상대 선발은 에이스 웨스 벤자민. 이숭용 감독은 벤자민에게 강했던 타자들을 대거 배치해봤지만 큰 효과를 거두진 못했다.

그럼에도 김민준이 눈부신 역투로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막내의 눈물겨운 호투에 야수들도 수비에서 집중력을 발휘했고 5회초 공격에서 드디어 소중한 선취점을 뽑아냈다. 1사에서 김성욱과 최정의 연속 안타 이후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가 터져나왔다.

5회말 2사에서 2루타를 맞고도 1루수 오태곤의 호수비로 이닝을 마친 김민준은 6회에도 등판해 손아섭과 박준순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83구로 6이닝을 마치고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구단(SK 포함) 역사상 고졸 신인이 데뷔 시즌에서 기록한 6번째 퀄리티스타트였다.

8회초 최정의 투런 홈런까지 더한 SSG는 8회말 문승원이 정수빈에게 솔로 홈런, 손아섭에게 볼넷, 박준순에게 2루타를 맞고 흔들렸으나 공을 넘겨 받은 김민이 양의지를 희생플라이, 박찬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1점만 내준 채 4-2 리드를 지켰다.

9회말엔 9연패 기간 중 3경기에만 나섰던 조병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세 타자를 상대로 삼진 2개를 잡아내며 완벽하게 경기를 끝냈다. 조병현 또한 10경기 만에 세이브를 추가했다.

SSG 랜더스 김민준(가운데)이 7일 두산 베어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경기 후 이숭용 감독은 "우선 연패가 길어져 팬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무더운 날씨에도 끝까지 선수들에게 큰 응원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 덕분에 선수들도 마지막까지 힘을 낼 수 있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사과와 감사 인사를 동시에 전했다.

마지막 승리였던 지난달 24일 KT 위즈전 승리도 김민준(5이닝 1실점)이 이뤄낸 것이었다. 당시엔 데뷔 4경기 만에 첫 승리를 거두더니 이날은 첫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팀의 연패를 끊어내는 소중한 1승을 더했다.

이 감독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김민준이 오늘만큼은 막내가 아닌 베테랑 에이스 같은 투구를 보여주며 연패를 끊는 선봉장 역할을 해줬다"며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를 진심으로 축하하며, 앞으로도 랜더스 마운드를 책임질 진정한 에이스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심 타선의 역할이 빛났다. 이 감독은 "타선에서는 에레디아가 끈질긴 승부 끝에 집중력 있는 타격으로 선취점을 만들어주며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고, 최정도 가장 최정다운 모습으로 팀에 귀중한 추가점을 안겨줬다"고 칭찬했다.

연패가 거듭되며 분위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가라앉았다. 이 감독은 "마지막으로 연패 기간 마음고생이 심했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수고 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SSG 랜더스 김민준(가운데)이 7일 두산 베어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5회말을 실점 없이 막아내고 동료들의 환영 속에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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