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일교포 3세 스포츠 저널리스트 김명욱(金明昱) 기자가 30일 오후 일본 야후 재팬에 기고한 칼럼과 현지 분석에 따르면 최근 일본 축구 팬들과 언론 사이에서는 홍명보 감독을 향한 동정과 지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고개를 숙였다. 30일 새벽 귀국한 홍 감독은 공항에서 환영 행사는커녕 200여 명의 인파와 유튜버들이 쏟아내는 분노 섞인 목소리와 비난을 정면으로 마주해야 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또 한 번의 실패를 마주한 홍명보 감독에 대한 한국 여론의 냉혹한 평가다.
하지만 사실 일본의 반응은 전혀 다른 양상이다. 야후 재팬 등 주요 포털과 SNS상에서는 "홍명보가 불쌍하다", "차라리 일본으로 와라", "당분간 일본에서 지내며 재충전하는 게 어떻겠냐"는 등의 온정 섞인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김명욱 기자는 이 같은 기이한 온도 차의 배경으로 홍 감독이 과거 J리그 시절 심어놓은 깊은 신뢰와 '인격자'로서의 이미지를 꼽았다. 홍 감독은 1997년 벨머레 히라츠카(현 쇼난 벨머레)를 거쳐 가시와 레이솔에서 활약했으며, 2000년에는 니시노 아키라 감독의 전폭적인 신임 속에 외국인 선수 최초로 가시와의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었다. 당시 동료들과 서포터즈 사이에서 형이라 불리며 국경을 넘어선 존경을 받았던 기억이 일본 축구계에 여전히 짙게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일본 정치권에서도 감싸기 행보가 나왔다. 쇼난 벨머레의 전 대표이사이자 회장을 지낸 코노 타로 국회의원 역시 지난 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 친정팀 출신인 홍명보를 괴롭히지 말라"며 한국 내 과도한 비난 여론을 저지하고 나섰다. J리그 시절의 헌신을 기억하는 일본 팬들 역시 "대표팀 전체의 구조적 문제를 감독 한 명에게만 전가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내의 거센 무책임론과 별개로, 과거 J리그 무대에서 쌓아 올린 축구인 홍명보의 인간적 자산이 위기의 순간 국경 너머에서 독특한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