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토크스포츠는 26일(한국시간) "축구 전문가 가브리엘 아그본라허와 제프 스텔링이 월드컵 조 3위 순위표 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이 제도가 팬들에게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어 "스코틀랜드는 현재 애매한 상태에 빠진 국가 중 하나다. 조별리그 모든 경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린 뒤 스코틀랜드가 조 3위 상위 8개 팀 중 하나로 32강에 오를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스코틀랜드는 브라질, 모로코, 아이티와 함께 C조에 묶였다. 브라질과 모로코라는 강호들이 포함된 쉽지 않은 조였다. 스코틀랜드는 첫 경기에서 아이티를 1-0으로 꺾으며 희망을 키웠지만, 이후 모로코에 패했고 최종전에서는 브라질에 0-3으로 완패했다. 결국 1승2패(승점 3), 득실차 -3으로 조 3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탈락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번 대회는 각 조 1, 2위뿐 아니라 12개 조 3위 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8개 팀도 32강에 오른다. 스코틀랜드도 한국과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A조에서 1승2패(승점 3), 2득점 3실점, 득실차 -1로 3위를 기록했다. 현재 한국은 조 3위 순위에서 6위, 스코틀랜드는 '마지노선'인 8위에 위치해 있다.
한국과 스코틀랜드 모두 자국 팀에 유리한 경우의 수를 세워놓고 하루하루 다른 조 경기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일단 26일 열린 D조, E조, F조 경기는 모두 불리하게 작용했다. D조에서는 호주가 3차전에서 파라과이를 꺾어야 한국과 스코틀랜드에 유리했지만, 양 팀 모두 승점 1만 추가해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다. F조에서는 일본이 스웨덴을 상대로 2골 차 이상 승리를 거둬야 했다. 그러나 결과는 1-1 무승부였다.
E조에서는 대이변이 일어났다. 에콰도르가 '우승후보' 독일을 2-1로 잡았다. 에콰도르가 승리하지 못했다면 한국과 스코틀랜드 모두 에콰도르를 앞설 수 있었지만, 계획이 완전히 꼬였다. 에콰도르는 1승1무1패(승점 4)를 기록, E조 3위로 32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과 스코틀랜드는 그렇게 하나씩 경우의 수를 지워가고 있다.
스코틀랜드 축구팬들은 세계 최대 커뮤니티인 레딧을 통해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스코틀랜드 축구 커뮤니티에서는 "조 3위 순위표에서 8위로 밀려났다. 사실상 끝났다", "우리가 원했던 다른 조 결과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마치 침대에 누워 사망 선고를 기다리는 느낌" 등의 반응이 나왔다. 호주와 파라과이의 무승부 직후 한 스코틀랜드 팬은 "두 팀은 유산소 운동하러 나온 것이냐. 골은 넣지 않고 경기장만 뛰어다녔다"고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월드컵 현장에 남아 있는 축구팬들이다. 32강 진출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스코틀랜드 팬들은 미국에서 대기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상당수 팬들은 조별리그 3차전 브라질전이 열렸던 마이애미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월드컵 기간에는 숙소, 항공권, 식비 등 현지 체류 비용이 크게 오를 수밖에 없다.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부담도 커진다.
토크스포츠는 "스코틀랜드의 현재 상황을 놓고 아그본라허와 스텔링도 곱게 보지 않았다. 두 사람은 월드컵의 새로운 조 3위 순위 제도가 팬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아그본라허는 "비용이 문제다. 마이애미에 계속 머무는 것만 해도 그렇다. 숙박비를 더 내고 다음 경기를 기다려야 한다. 팬들에게는 매우 어렵고 불공평한 일"이라며 "월드컵 기간에는 물가가 엄청나게 치솟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그본라허는 "FIFA가 만든 이 새로운 방식은 팬들에게 공정하지 않다. 스코틀랜드 팬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팀 팬들도 마찬가지"라며 "팬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나. 일단 집으로 돌아가야 하나. 스코틀랜드로 돌아가면 다시 올 수는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스텔링은 "선수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 마냥 기다리고 있는 상태가 아닌가. 그냥 평소처럼 훈련하면 되는 건가. 그리고 스스로 어떻게 동기부여를 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