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지낸 유시민 작가가 26일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다. 그런데 대통령은 철거 용역 등을 동원해 재건축을 하려 한 거 같다”고 말했다.
유 작가는 이날 밤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400회 방송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말하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는 건 바람직하다. 문제는 대통령이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3층집인데 (이 대통령이) 한 층 더 올리는 것, 중도 보수 쪽으로 가는 것은 모두가 오케이였다”면서도 “재건축하려면 기존의 입주자들에게 동의를 받아야 한다. 증축까지는 이미 우리가 다 받아들인 것이기 때문에 따로 동의받는 절차가 필요 없는데, 재건축하려면 동의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기존 더불어민주당 전통적 지지층의 등을 돌리게 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그는 ‘최근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추세를 어떻게 보냐’는 방송인 김어준씨의 질문에 “지금 상황은 자가면역 질환이다. 면역세포가 밖에서 들어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물리쳐야 하는데 자기 자신의 정상적 세포 공격하는 것이 1년간 지속됐고, 그 결과 신진대사 이상이 나타난 것으로 진단한다”고 말했다. 유 작가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흥미로운 현상인데 민주당 지지율은 덜 떨어지거나 또는 심지어 약하게 상승하는 반면,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이건 어떤 의미냐 하면 민주당을 지켜야 된다는 것이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과 인사 등과 관련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유 작가는 “작년 가을부터 계속 ‘이게 무슨 일이지’, ‘왜 이런 일이 일어나지’라는 질문을 떠올렸다. 그 원인의 첫 번째가 검찰개혁 지연 사태”라고 했다. 그는 “1월에 1차 입법예고안이 나왔는데 경악할 만한 내용이 나왔고, 대통령이 다시 하라고 해서 3월에 두 번째 게 나왔는데 별로 다를 게 없는 게 또 나왔다”며 “입법예고 정부안이 대통령 승인 없이 나온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검찰개혁은 집권 1년이 넘도록 아직 다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인사에 대해 “소위 ‘문까산점’이(라는 말이) 있다. 문재인을 까면 가산점을 받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혁신처장부터 시작해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하고 조롱하고 비방하고, 그냥 이거 팩트다”라고 했다. 또 “문재인을 모욕하면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기 때문에 노무현도 모욕하는 것이다. 이걸 왜 하지?”라고 덧붙였다.
유 작가는 정청래 민주당 전 대표가 8·17 전당대회에 불출마해야 한다는 민주당 내부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예전에 윤석열 정부 때 국민의힘에서 나경원 출마하면 안 돼 이러면서 연판장 돌리고 했던 것과 거의 비슷하지 않나”라며 “안철수를 향해서 ‘아무 짓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안 생긴다’ 이렇게 협박하던 그거랑 무슨 차이가 있나. 이것은 민주적인 행동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을 막 비난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꽤 괜찮은 지지자라고 생각해 왔고, 지금도 그건 변함이 없다”며 “잘 되기를 바라고, 대통령으로서도 국민에게 사랑받기를 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자가면역질환을 씻어낼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밖에 없다”며 “검찰개혁도 그냥 해라. ‘이재명은 합니다’ 그거 있지 않나. 늦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