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코트디부아르전 참패에도 스리백 뚝심…체코전 승리로 증명
과학적 고지대 대비도 결실…후반 늦은 시간 연속골 역전 동력

(사포판[멕시코 할리스코주]=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첫 골을 성공시킨 황인범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6.12 hama@yna.co.kr
(사포판[멕시코 할리스코주=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홍명보호가 1년간 갈고닦은 스리백 전술과 철저한 고지대 준비로 '유럽의 복병' 체코를 잡아냈다.
홍 감독이 스리백 전술을 본격적으로 들고나온 건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 때부터다.
이어 해외파 선수들이 가세한 9월 미국 원정 평가전에서도 스리백을 가동했다. 미국에 2-0 승리, 멕시코와 2-2 무승부 등 호성적을 내면서 이 전술은 홍명보호의 '플랜 A'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10월 브라질과 홈 경기에서 0-5로 참패하고, 올해 3월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는 코트디부아르(0-4), 오스트리아(0-1)를 상대로 무득점 연패당하면서 '홍명보표 스리백'을 향한 의구심은 커졌다.
12년 전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이끌고 처참한 실패를 맛본 홍 감독은 월드컵 무대에서는 수비력 강화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했고, 뚝심으로 스리백을 밀어붙였다.

(헤리먼[미국 유타주]=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2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유타주 헤리먼에 위치한 자이언스뱅크 트레이닝센터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 등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2026.5.27 hama@yna.co.kr
결국 체코전에서도 스리백 카드를 쓴 홍 감독은 끝내 승리를 지휘해냈다.
'철기둥' 김민재(뮌헨)를 중심으로 좌우에 이기혁(강원), 이한범(미트윌란)이 포진한 수비라인은 상대 공격을 잘 막아냈다.
체코의 장기인 세트피스에 후반 14분 실점하지만 않았다면 '무실점 완벽승'을 거둘 수도 있었다.
철두철미한 결전지 환경 대비도 빛났다.
과달라하라는 해발 1천570m에 있어 고지대 적응은 이번 대회 홍명보호의 최대 과제로 꼽혔다.
고지대에서는 근육으로 전달되는 산소가 감소해 근육의 회복이 느려진다. 숨은 더 차는데 원하는 경기력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판단력 저하와 패스 정확도 감소, 수비 전환 지연까지 찾아올 수 있다.
홍 감독과 대표팀 지원스태프는 조 추첨 직후부터 고지대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들으며 준비 계획을 마련했다.

(사포판[멕시코 할리스코주]=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오현규가 역전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2026.6.12 hama@yna.co.kr
지난달 18일 과달라하라와 비슷한 해발 약 1천460m의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로 떠나 사전캠프를 차리고 보름 넘게 적응 훈련을 소화했다.
의무팀은 아침 식사 전과 훈련 전·후 등 하루 4차례에 걸쳐 선수들의 몸 상태를 체크했다. 아침엔 수면시간, 산소 포화도, 심박수를 점검하고, 훈련 전·후 체중을 재 2% 이상 몸무게가 빠진 선수는 탈수 위험으로 분류해 특별 관리했다.
수집된 데이터는 훈련 강도와 시간 조절에 활용됐다. 과달라하라의 높은 습도에 빠르게 익숙해지기 위해 훈련 후 냉욕과 온욕을 병행하는 '열 적응' 프로그램도 가동했다.
홍 감독은 체코전 전날 고지대 적응에 대해 "전체적으로 완벽하게 적응된 상태"라고 자신했다.
반면 체코는 베이스캠프가 있는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전날까지 훈련하다 경기 당일에야 과달라하라에 도착했다.
태극전사들은 이날 후반전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 면에서 체코에 우위를 보였다.

(사포판[멕시코 할리스코주]=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홍명보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2026.6.12 hama@yna.co.kr
한국의 득점이 후반 22분(황인범)과 35분(오현규) 등 비교적 늦은 시점에 나온 점은 고지대 적응의 효과를 어느 정도는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홍 감독은 경기 뒤 "고지대가 결과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이 든다. 체코 선수들이 후반전에 체력적으로 많이 떨어지는 걸 눈으로 확인했다. 반대로 우리 선수들은 그 시간대에 체력적으로 상대를 더 몰아쳤다. 더 공격적이었다"면서 "우리에게 아주 큰 효과를 줬다"고 평가했다.
역대 한국의 월드컵 도전 역사에서 조별리그 첫판에서 패하고도 토너먼트에 진출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반대로 오늘처럼 첫판을 잡아낼 때 한국은 강했다. 조별리그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한 2002년 한일 대회, 2006년 독일 대회, 2010년 남아공 대회 중 2002년과 2010년 대회 때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첫판 승리로 좋은 흐름을 탄 홍명보호는 19일 오전 10시 같은 곳에서 치르는 개최국 멕시코와 2차전에서도 승리하면 사실상 32강 진출을 확정 짓는다.
a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