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광화문광장에 최대 1만8천…짜릿한 역전극에 환희의 물결(종합)

사원증 건 직장인도 점심시간 응원대열 합류…치킨집은 낮부터 북적거려

역전승에 환호하는 시민들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12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한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한국이 2-1로 역전승을 거둔 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거리응원에 참여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6.6.12 ksm7976@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전재훈 양수연 윤민혁 정지수 기자 = 12일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첫 경기부터 짜릿한 역전극을 이뤄내도록 시민들이 목청껏 열띤 응원을 보냈다.

주로 밤이나 새벽 시간대에 열리던 조별리그 경기는 이번엔 3차례 전부 출근 시간대인 평일 오전에 열린다. 직장인들도 점심시간을 앞당겨 경기 관람에 나섰다.

KT빌딩 인근과 세종대왕상 일대 행사장은 곳곳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을 중심으로 응원단의 '붉은 물결'로 가득 찼다. 대한축구협회와 KT, 붉은악마는 최대 6천명이 자리한 것으로 추산한다.

오후 1시 기준 서울시 실시간 도시 데이터에 따르면 광화문 광장에는 최소 1만6천명에서 최대 1만8천명의 시민이 운집했다.

낮 최고기온이 30도 안팎을 오가는 가운데 응원단은 선캡과 양산, 선글라스, 손풍기 등으로 무장하며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쳤다.

빨간 티셔츠, 태극기, 페이스페인팅 등 각종 응원 복장 사이로 사원증을 건 직장인들도 곳곳에서 보였다. 점심시간을 틈타 응원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증권사 직원인 이지선(29)씨는 "점심시간인데 밥도 안 먹고 경기를 보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연차나 반차를 쓰고 광장을 찾은 직장인들도 있었다.

아쉬워하는 시민들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한국과 체코의 경기가 열린 12일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응원을 펼치며 아쉬워하고 있다. 2026.6.12 ksm7976@yna.co.kr

경기 중에는 인파가 몰리면서 광화문광장 통행 흐름도 정체됐다.

연신 호루라기를 불던 한 경찰관은 안전사고를 우려하며 "점심시간이라 직장인이 많아졌다"며 "멈춰있지 말고 이동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민들이 이 같은 밀집·더위를 참아가며 응원하던 광장 일대는 후반 14분 선제 실점에 탄식으로 가득 찼다.

스로인 상황에서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의 헤딩슛이 골로 연결되자 바닥에 앉아 있던 시민들은 일제히 벌떡 일어나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전광판을 바라봤다.

초조한 얼굴로 경기를 지켜보면 시민들은 실점 8분 만에 황인범의 감각적인 동점골이 나오자 제자리에서 폴짝 뛰며 기뻐했다. 응원 소리가 커지는 와중에 오현규가 후반 35분 역전골까지 만들어내면서 시민들은 다 함께 양팔을 번쩍 들고 소리를 질렀다.

정현석(28)씨와 함께 광장을 찾은 김민기(30)씨는 "진짜로 이겼다. 그것도 역전승이라 눈물이 날뻔했다"며 "더워서 힘들었지만 열정으로 이겨냈다"고 말했다.

정씨는 "뒤풀이로는 콩국수를 먹고 싶다"고 웃었다.

현장체험학습을 나왔다가 거리응원에 합류했다는 서울 도곡중 2학년 남학생 4명은 "역전했을 때 정말 죽는 줄 알았다. 도파민이 터졌다"며 "오늘 저녁에는 공부하는 대신 강남역에 유니폼을 사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역전승의 여운을 즐기던 인파는 경찰관들의 안내를 받아 질서정연하게 빠른 속도로 해산했다.

경기 종료 10여 분 뒤인 오후 1시 10분께에는 세종문화회관 일대를 제외한 광장 일대 보행이 병목 현상 없이 원활한 상태로 돌아왔다.

대낮 치킨집에 가득찬 손님들
(서울=연합뉴스) 12일 서울 BBQ홍대입구점을 찾은 방문객들이 치킨을 먹으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 제너시스BBQ그룹은 기존 매장 오픈 시간은 오전 11시이지만, 이날 경기 일정에 맞춰 조기에 문을 연 매장이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고 밝혔다. [제너시스BBQ그룹 제공]

'한낮의 월드컵'으로 치킨집은 대낮부터 때아닌 호황을 맞았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차로 방문한 BBQ 홍대입구점엔 치킨을 먹으며 축구를 보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해당 매장은 오픈 시간을 앞당겼다.

일상 시간대인 만큼 응원 복장을 한 손님은 적었지만, 표정은 응원단 못지않게 즐거웠다.

회사 차원에서 단체 응원전을 마련하기도 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 달맞이광장바베큐 본점에서는 오비맥주 임직원 등 200여명이 응원 유니폼을 맞춰 입고 함께 '치맥'을 즐기며 경기를 관람했다.

증권가가 밀집한 서울 여의도에는 한국투자증권이 1천200여석 규모의 '여의도 응원전' 무대를 설치했다.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인 잠실 핸드볼경기장 인근에서도 각자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으로 축구 경기를 지켜보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관전 중에도 한 손에는 태극기나 성조기를 들고 '부정선거' 등 구호를 외쳤다.

'승리를 외쳐라!'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한국과 체코의 경기가 열린 12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2026.6.12 ksm7976@yna.co.kr

d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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