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성범죄물 유포 공범…불법 사이트 ‘모객’ 일등공신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 대학생 연합 동아리 ‘평화나비 네트워크’ 회원들이 지난 2024년 8월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가해자 엄중 처벌과 국가 차원에서 여성 성착취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OO티비 무료 사이트’, ‘최신 비디오 바로가기’, ‘링크 바로 접속’….

구글 ‘검색’에 몇몇 디지털 성범죄물 유통 사이트를 검색하면 나오는 정보다. 구글은 대표적 성범죄물 유통 사이트를 검색 결과에서 전혀 거르지 않고 버젓이 추천한다. 네이버와 다음이 검색 결과에서 아예 배제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사이트들은 성범죄물 콘텐츠로 이용자들을 끌어모은 뒤 불법 도박 배너 등을 걸어 수익을 올린다. 이때 구글이나 빙(Bing) 같은 글로벌 검색 엔진이 이들을 여과 없이 노출하고 사용자 관심사에 따라 추천도 한다. 개별 성범죄물이 이미지 검색에 버젓이 포함되는 경우도 많다. 피해자 지원 기관들이 ‘성범죄물 유포를 막기 위해선 구글 검색 규제가 필요하다’고 외치는 이유다.

다른 나라는 이미 포털 규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2021년 ‘온라인 안전법’을 제정한 오스트레일리아는 각종 사이버 폭력물의 삭제 기한을 아동의 경우 24시간(성인은 48시간)으로 명시하고 그 대상에 ‘검색 엔진의 링크 노출’과 ‘웹 호스팅 업체의 호스팅(클라우드 저장)’을 포함했다. 영국은 2023년 검색 서비스 기업에 광범위한 주의 의무를 부과했다.

구글이 검색 결과로 노출한 각종 성범죄물 사이트들. 구글 화면 갈무리

반면 한국의 입법 논의는 제자리걸음이다. 지난 2월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아동 24시간(성인 48시간) 내 성범죄물 삭제 의무를 정보통신사업자에 부여하는 내용의 ‘딥페이크 피해 방지 및 삭제 의무 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거의 논의되지 않았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에 불법촬영물 검색 금지(이용자가 검색하려는 정보와 불법촬영물 제목 등이 일치할 경우 검색 결과를 삭제) 조항이 있지만 사실상 지켜지지 않는다.

강영은 초록우산 변호사는 “지금처럼 플랫폼 기업 선의에 기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성범죄물 삭제 기한을 명시하고 기업 스스로 검색과 소셜미디어, 인공지능(AI) 서비스의 설계·운영상 위험성을 규율하도록 광범위한 주의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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