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본사와 '35% 할인 콜옵션' 계약, 브랜드 가치 훼손땐 발동
논란 계속땐 재무 리스크 불가피… GIC 보상 청구 가능성도
스타벅스코리아가 진행한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장기화하면 신세계그룹에 예기치 못한 '재무적 리스크'가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과거 스타벅스 본사와 체결한 주식양도 계약에 포함된 '콜옵션'(특정 자산을 미리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조항 때문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마트)은 2021년 7월 스타벅스 미국 본사가 보유한 주식 50% 중 17.5%를 4743억원에 추가 인수하면서 67.5%의 지분을 확보해 스타벅스코리아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때 양사는 '35% 할인 콜옵션' 조항을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타벅스코리아 운영 과정에서 신세계그룹의 귀책사유로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키거나 계약위반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하면 스타벅스 본사가 이마트가 보유한 지분 전량을 시장가치에서 35% 할인된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다. 이마트 입장에선 매우 불리한 조건인데 이는 스타벅스 본사가 한국 사업권에 대한 지분을 이마트에 넘겼지만 글로벌 브랜드로서 이미지 관리를 위해 설정한 일종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만약 이번 사태가 제대로 수습되지 못해 콜옵션 조항이 발동되면 이마트는 상당한 손실이 예상된다. 매년 1000억원 이상 이익을 거둔 알짜 계열사가 사라질 뿐만 아니라 시장가치보다 훨씬 싼값에 지분을 넘겨야 해서다. 2021년 지분 양수도 계약시 스타벅스코리아의 기업가치는 약 2조7000억원대로 평가됐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이마트가 보유한 지분가치는 약 1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35% 할인 콜옵션을 적용하면 미국 본사는 이 지분을 1조2000억원에 사들일 수 있다.
이마트 입장에선 약 6000억원 싼 가격에 지분을 넘겨야 한다. 스타벅스코리아 기업가치가 최근 3조원대로 상승했다고 가정하면 콜옵션 발동에 따른 손실폭은 7000억원대로 커진다. 콜옵션 발동시 나머지 32.5%의 지분을 보유한 재무적 투자자인 싱가포르투자청(GIC)도 브랜드 투자 손실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해외 체류 중임에도 이례적으로 이번 사태의 신속한 사태수습을 위해 전면에 나선 건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를 차단하기 위해서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신세계그룹은 1997년부터 국내 사업에 합작 투자해 장기간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신뢰관계가 깊고 스타벅스코리아의 실적도 준수한 만큼 계약해지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마케팅 실책은 출점계획 미달, 채무불이행, 비밀유지 위반 등 라이선스 계약상 계약해지에 관련이 없는 사안으로 판단한다"며 "계약상 영향도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 스타벅스 본사는 이번 사태에 따른 콜옵션 발동계획에 대한 머니투데이의 질문에 "현재로서는 파트너십과 관련해 공유 드릴 내용이 없다"며 "현재 철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추가적인 조치나 확인된 사항이 있을 경우 공유하겠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