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노사가 파업을 수시간 앞두고 성과급 배분 방식 등에 합의하면서 극적 타결을 이뤘다. 이재명 대통령이 “노동자들이 이익을 관철하는 데도 적정한 선이 있다”며 삼성전자노조를 직격한 뒤,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사 간 합의 도출에 나섰고 진통 끝에 접점을 찾았다. 삼성전자 창사 이래 최대 규모가 될 뻔한 파업은 일단 피하게 됐다.
삼성전자 노사는 20일 오후 4시25분부터 경기도 수원에 있는 노동부 경기고용노동청에서 6시간 넘게 협상을 벌인 끝에 밤 10시30분께 잠정 합의를 했다. 노사 조정은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직접 이끌었다.
노사는 성과급 제도화와 관련해 유효 기간을 10년으로 설정하고, 성과인센티브(OPI) 1.5%와 반도체(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10.5%를 합쳐 12%를 지급하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성과급 재원 기준은 노사가 합의해 새로 결정하고, 노조 요구대로 연봉의 50%로 묶여 있던 상한도 폐지하기로 했다. 다른 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쟁점이 됐던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 요구는 이번에 빠졌다. 반도체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세후 전액 자사주로 지급된다.
이번 합의서엔 사회 환원 방안도 담겼다. 상생 협력 항목엔 “사용자는 노사 합의 정신에 기초해 협력업체 동반 성장, 지역사회 공헌, 산업 안전 등을 위한 재원 조성과 운영 계획을 조속히 발표한다”고 명시됐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오는 22일부터 27일까지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7만명이 넘는 조합원 과반이 투표를 해야 하고, 이 중 과반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이번 합의안이 찬반투표를 통과하면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넘게 이어진 노사 갈등도 최종 마무리되는 것이다. 부결될 경우 노사 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
여명구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피플팀장은 “상생의 노사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되도록 하겠다”며 “회사는 이 합의 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도 이날 잠정 합의에 대해 “국가와 국민 모두를 위한 노사의 대승적 결단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권효중 기자 harry@hani.co.kr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