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코미술관서 '어긋난 파동, 흔들리는 시간'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20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어긋난 파동, 흔들리는 시간: 오민-카밀 노먼트 작가'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6.5.20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많은 사람이 모인 식당 안. 사람들은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누며 각자의 소리를 만들어낸다. 그것은 누군가에게는 의미 있고 중요한 말이지만, 타인에게는 대화를 방해하는 소음일 뿐이다.
오는 22일부터 서울 동숭동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리는 오민(51)·카밀 노먼트(56) 2인전 '어긋난 파동, 흔들리는 시간'은 '노이즈'를 작업의 핵심 동력으로 삼은 전시다. 두 작가는 매끈하고 예측할 수 있는 질서 대신 소리와 파동, 마찰과 어긋남을 통해 기존 질서와 위계에 균열을 낸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20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어긋난 파동, 흔들리는 시간: 오민-카밀 노먼트 작가'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6.5.20 ryousanta@yna.co.kr
오민이 선보인 '동시'는 7개의 각기 다른 영상으로 구성됐다. 영화 촬영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영상들로 오민이 수년간 연구·제작해 온 '동시 연작'을 한 자리에 모은 것이다.
영상들은 전시장 내 여러 화면에서 서로 다른 시간 재생된다. 무엇이 신호이고 무엇이 소음인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혼재된 상태 속에서, 관람객은 감각의 경계가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전시장에서 만난 오민은 "많은 철학자가 위계가 사라지고 이질적인 것이 존중되는 세상을 이야기한다"며 "그것이 실제로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20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어긋난 파동, 흔들리는 시간: 오민-카밀 노먼트 작가'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6.5.20 ryousanta@yna.co.kr
노먼트의 작품 '플렉서스(리좀) 서울'은 이번 전시를 위해 현장 제작된 대형 설치물이다. 리좀(Rhizome)은 줄기가 뿌리처럼 땅속으로 뻗어 나가는 땅속줄기 식물을 의미한다.
노먼트는 리좀처럼 뻗어있는 목재 구조물에 진동 스피커를 설치했다.
스피커에서는 서울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예술가들의 허밍과 발성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작곡 프로그램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소리가 나오도록 했다.
관람객은 작품 위에 앉아 진동을 체감하며 소리를 신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노먼트는 "전시실에 들어오는 순간 내 작품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라며 "매번 새롭게 생성되는 소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으니 오랜 시간 머물며 감상해 달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카밀 노먼트(왼쪽) 작가와 오민 작가가 20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어긋난 파동, 흔들리는 시간'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5.20 ryousanta@yna.co.kr
서울과 암스테르담을 오가며 작업하는 오민은 음악, 사운드, 퍼포먼스 등을 통해 시간의 속성과 성질을 탐구해온 작가다.
서울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예일대에서 그래픽디자인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4인에 선정됐고,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2017), 송은미술대상 우수상(2015) 등을 받았다.
노먼트는 노르웨이 오슬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로 설치, 작곡, 조각, 드로잉,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작업한다.
미시간대학교에서 미술사 학사, 뉴욕대학교 미술학 석사를 졸업했으며 2015년 제56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노르웨이 대표 작가로 선정됐고, 2023년 백남준 예술상을 받았다. 2020∼2023년 오슬로국립예술대학교 연구부총장을 역임했다.
전시는 7월 19일까지.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