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종합)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2조928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7일 이후 합산된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44조4257억원에 달했다.
외국인 순매도는 올 초부터 지속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이들은 올해 93거래일 가운데 60거래일 순매도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무차별적 엑시트(이탈)가 아닌 철저한 선택과 집중이 나타났다"며 "외국인이 주도주를 무조건 들고 있었거나 반대로 시장 전체를 이탈한 게 아니라 시총 상위종목군에서도 일부 과열종목은 주식 수를 줄여 이익을 확정하고, 성장성이 유효한 핵심기업 19곳엔 오히려 주식 수를 늘리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의 전체 보유주식 수가 연초 대비 감소하며 명목상 순매도 기조를 유지했고, 이중 약 65%가 외국인 보유시총 증가 상위기업 30곳에서 발생해 주도주 내 차익실현이 동반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핵심은 상위기업 19곳에서 외국인 보유주식 수가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여기에 최근 급등한 미 국채금리는 외국인 매도세를 가속화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19일(현지시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4.687%까지 올랐다. 30년물은 5.198%까지 치솟아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국내증시에서 순매수로 돌아서기 위해선 미국 금리안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망했다. 안전자산에 속하는 장기채의 상대적 투자매력이 높아질 경우 위험자산인 주식이 위축될 것이란 설명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드의 일반적인 목표수익률이 5~6% 수준인데, 미국 장기채만 보유해도 비슷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면 외국인에게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타국 주식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냐'는 인식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순매도 국면이 진정되려면 우선 금리 압박이 해소돼야 한다"며 "엔비디아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어닝시즌이 끝나면 기술주가 상승할 탄력 요소가 뚜렷하지 않다. 다음달 말 미국 실적시즌이 다시 돌아오기 전까지 주가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각에선 금리 상승국면이 지속될 경우 그간 랠리를 주도했던 AI 설비투자와 관련주 밸류에이션 상향이 수그러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기업이 데이터센터 등 인공지능(AI) 시설투자를 할 때는 대출이나 채권 발행을 이용한다"며 "회사채 발행할 때 금리가 높아지면 재무적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성장주는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받는데, 금리가 높아지면 할인율이 올라가면서 밸류에이션을 하향 조정하게 된다"며 "미국-이란의 종전협상이 우호적으로 진전되는 등 금리를 진정할 만한 호재가 필요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