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사투리 먹방' 인기…AI 전문가·친근감 강조
한동훈, 전입신고 한달간 릴스만 500건…서동요 전략도
박민식, 진짜 북구 사람 강조·효심 자극해 지지층 이탈 방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6·3 선거 최대 격전지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며 유권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20일 세 후보의 소셜미디어를 분석한 결과, 강점은 부각하고 약점은 보완함으로써 지지층을 결집하고 부동층을 흡수하려는 선거 전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후보들은 세를 과시하는 공식 일정을 최대한 줄이고 주민을 만나는 일정을 소화하며 그들과 스킨십을 숏폼(짧은 영상콘텐츠)에 담는 형태의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주민들은 그간 소외됐던 북구가 알려져서 좋다는 반응이지만 일각에서는 30초짜리 영상으로 포장된 이미지가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을 잠식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튜브 갈무리]
◇ 구포시장 민심 훑고 소셜미디어로 옮겨붙은 북갑 선거전.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의 소셜미디어 키워드는 #사투리 #AI다.
가장 눈에 띄는 콘텐츠는 '하슐랭 맛GPT'로 올라오는 먹방 숏폼이다.
유세 중 잠깐 틈을 내 지역 맛집을 찾아가 식사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구수한 사투리로 AI급 간을 자랑한다며 먹방을 이어 나간다.
'부산 사람만 아는 2와 e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짧은 영상에서는 사투리를 뽐내며 친근함을 강조한다.
학창시절 이야기를 담아 덕천동 번화가를 소개하는 영상도 눈에 띈다.
이런 콘텐츠는 서울에서 내려와 뒤늦게 선거판에 뛰어든 정치 신인이라는 이미지를 희석하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공학자·관료 출신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동네 형·동생 같은 친근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유튜브 갈무리]
무소속 한동훈 후보의 키워드는 #어린이 #물량공세다.
세 후보 중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콘텐츠의 양도 압도적으로 많다.
북구에 전입신고를 한 뒤 올린 인스타그램 릴스 숫자는 500여개가 훌쩍 넘는다.
한 후보는 현재 정당 조직 기반이 약한 상황에서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유권자와 소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콘텐츠 상당수가 아이들과 대화하는 모습이다.
유권자가 아닌 어린이에게 다가가 "북구 아저씨가 달빛어린이병원 꼭 만들게"라며 40대 표심을 자극한다.
최근에는 한 초등학생이 "무소속인데 쪽팔리지 않아요"라고 묻는 말에 "무소속인데 어떻게 하겠냐. 안 쪽팔린다"고 답하는 짧은 영상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린 학생들과 자연스러운 소통을 통해 부모 세대까지 인지도를 확산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를 두고 정치평론가들은 고전 설화 '서동요'에 빗대기도 한다.

[유튜브 갈무리]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의 키워드는 #북구사람 #효도다.
세 후보 중 가장 빨리 지역 민심을 훑었지만, 주된 지지층이 60대 이상이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용은 비교적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는 SNS 영상마다 '북구 사람 박민식'이라는 문구를 넣는다.
그는 주민들에게 90도로 인사하며 지역 연고가 확실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정성스러운 손 편지로 감성에 호소하는지 한편 참전용사, 구포시장 월남댁 아들을 강조하며 효심을 자극하고 있다.
콘텐츠에 올라온 주민 대부분은 주 지지층인 60대 이상 유권자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지역 애정 느껴져 좋아" vs "남은 건 이미지 뿐…공약은 어디에"
북구 주민들은 후보들의 소셜미디어 소통이 대체로 지역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표시했다.
북구 주민 김모(45)씨는 "북구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국은 물론 부산에서조차 관심 밖으로 밀려난 지역인데 지금 전국에서 가장 유명해진 것 같다"며 "후보들이 맛집을 소개하고 지역을 소개하는 영상이 북구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짧은 영상으로 후보 이미지만 강조하는 홍보 방식이 정책 선거를 지워버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보다 후보들이 먹은 음식, 사투리, 아이와 나눈 대화가 더 큰 이목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차재권 부경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짧은 영상을 활용한 선거 운동은 수요가 크고 이미 추세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공약이나 정책은 긴 설명이 필요해 짧은 영상에 담기 어려운 특성이 있는데 그래도 숏폼에 공약을 담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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