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프로모션 논란에 대해 일본 언론도 주목하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20일 “1980년 한국 광주에서 군이 민주화운동을 탄압해 다수 시민이 숨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앞서 부적절한 이벤트를 진행했다는 이유로 송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가 해임됐다”며 “이 회사는 ‘5·18 탱크 데이’라는 문구와 함께 텀블러 판매 홍보를 진행해 5·18민주화운동 당시 군의 진압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보도했다.
앞서 스타벅스코리아는 5·18 민주화운동 46주년인 지난 18일 오전 10시 ‘탱크 시리즈’ 텀블러 판매 행사를 시작하며 ‘5/18’이라는 날짜와 ‘탱크데이’,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 등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듯한 문구를 사용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대한민국 공동체와 기본적 인권, 민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이런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행태에 분노한다”며 “마땅히 그에 상응하는 도덕적, 행정적, 법적, 정치적 책임이 주어져야 할 것”이라고 올리는 등 비판이 잇따랐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송 전 대표를 즉각 해임한 뒤 “모든 책임이 저에게 있음을 통감한다. 어떤 해명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고 사과문을 올렸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20일 현재 스타벅스코리아 누리집에도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잘못된 표현이 담긴 마케팅으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으신 5·18 영령과 5월 단체, 광주 시민분들, 그리고 박종철 열사 유가족분들을 비롯해 대한민국 민주화에 앞장섰던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는 사과문을 게재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정 회장의 사과문 내용과 함께 신세계그룹과 스타벅스 코리아가 재발 방지를 위해 마케팅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도 역사 문제가 부적절하게 홍보에 활용돼 논란이 인 적이 있다. 2023년 영화 ‘바비’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게시된 일부 합성이미지와 문구가 1945년 일본의 원자폭탄 피해를 희화화했다는 비판에 휘말렸다. 당시 영화 ‘오펜하이머’(Oppenheimer)와 ‘바비’(Barbie)를 동시에 홍보하는 ‘바벤하이머’(Barbenheimer) 마케팅이 주목받으며 ‘바비’ 쪽은 온라인에 도는 두 영화 합성 ‘밈’(meme)을 공유했다. 일본에 투하된 원자폭탄 개발을 총괄한 물리학자 오펜하이머 영화 주인공의 어깨에 ‘바비’가 앉아 있고 배경에 화염이 이는 포스터도 있었는데, 이미지 아래엔 “잊지 못할 여름이 될 거야”라는 글도 달았다. 화염이 핵폭탄을 뜻한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히로시마 원폭 투하 78년을 앞둔 시점이어서 논란이 더욱 컸다.
이 계정에 공유된 이미지 중에는 “나는 살아남았다”는 문구와 함께 ‘바벤하이머’ 글자 뒤로 버섯구름이 그려진 티셔츠의 사진, 바비 주인공의 머리카락을 버섯구름으로 합성한 포스터 등도 있었다. 이에 일본에서는 두 영화에 대한 불매 운동이 벌어졌고, 바비의 일본 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재팬은 “이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한다”며 미국 본사에 “적절한 조처”를 요청했다. 결국 워너브라더스 글로벌 본사는 일본 지사의 공개 불만 제기에 “유감”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공식 성명을 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