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두찜’ 본사 직원, 점주단톡방 위장잠입 논란

두찜 간판. 경규훈 두찜 점주협의회장 제공

찜닭 프랜차이즈 브랜드 ‘두찜’ 운영사 기영에프앤비의 직원이 가맹점주들의 익명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잠입해 가맹점주협의회장을 비방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점주들이 본사를 상대로 상생협의안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본사 관계자가 여론을 조작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0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기영에프앤비 직원 ㄱ씨는 지난해 12월18일 두찜 점주 110여명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들어와 “본사한테 돈 몇억인가(를) 자기(에게) 주면 협의회방(을) 터트(리)겠다(고) 한 회장”이라는 내용이 담긴 글을 올린 뒤 방을 나갔다. 협의회장이 본사를 상대로 ‘돈을 주면 점주들 불만사항이 올라오는 협의회 오픈채팅방을 삭제하겠다’고 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경규훈 두찜 점주협의회 회장은 지난 3월 해당 글 작성자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 회장은 이날 한겨레와 만나 “본사에 돈을 요구한 적이 전혀 없는데도 이런 허위 사실이 유포돼 고소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ㄱ씨가 기영에프앤비 직원이라는 사실은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ㄱ씨는 경찰 조사에서 “두찜 가맹점 운영 관리를 담당하면서 모니터링을 위해 오픈채팅방에 참여하게 됐고, 팀장 ㄴ씨의 지시로 이런 내용을 올리게 됐다”고 진술했다. 팀장 ㄴ씨는 경찰에 자신이 보낸 글을 그대로 ㄱ씨가 오픈채팅방에 올린 게 맞다고 진술했다. ㄱ씨는 “회장이 정확히 누구를 지칭하는지 모르고 글을 올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이에 경찰은 ㄱ씨가 ‘누군가를 지칭해’ 비방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게시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렸다. 입건 전 조사는 종결됐지만, 본사 직원이 점주 소통방에 잠입해 점주들 모임 회장을 겨냥한 메시지를 게시한 행위 자체는 경찰 조사를 통해 확인된 셈이다.

특히 해당 카톡방은 점주 인증을 위해 ‘발주창 화면’을 제출해야 입장할 수 있는 구조였다는 점에서, 본사가 관리자 권한을 남용해 부적절한 방법으로 점주의 발주창을 입수해 부정 인증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함께 제기된다. 경 회장은 “본사가 점주들의 여론을 모니터링한다는 명목으로 소통방을 감시하고, 점주협의회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해 팀장과 직원이 조직적으로 움직여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이간질을 시도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서울 수서경찰서 결정문. 이주빈 기자

그동안 점주협의회는 본사를 상대로 용기‧당면 자율구매 허용, 닭고기‧소스 가격조정 등의 상생협의안을 건의해 왔다. 이 때문에 점주들 사이에서는 본사가 이런 요구를 묵살하고 협의회의 동력을 꺾기 위해 여론전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두찜 한 점주는 “(본사가) 점주들과의 미팅은 거부하면서 단체방에 들어와 점주인 척했다니 배신감이 든다. 사찰 행위를 모니터링이라고 포장하는 것도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경 회장은 메시지를 작성하고 배포를 지시한 두찜 본사 팀장 ㄴ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계획이다.

이에대해 기영에프앤비 관계자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단체방에) 유포돼 피해가 우려된다는 일부 점주의 확인 요청과 동의를 받아 (해당 채팅방에) 참여했을 뿐, 본사 차원에서 가맹점주 커뮤니티를 상시 모니터링하는 별도의 내부 지침이나 전담 인력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 회장이) ‘본사에 돈 몇억을 요구했다’는 내용은 사실”이라며 “관련 녹취 자료와 증거를 기반으로 현재 법적 절차를 검토 중”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허위사실 유포나 점주 간 갈등 조성을 목적으로 한 어떠한 행위도 없었으며, 가맹점과의 상생에 필요한 부분은 공식 소통위원회를 통해 분기별로 지속해서 보완·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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