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안내로 퇴원한 환자 사망…법원 "병원 배상해야"

"충분한 조치 이뤄지지 않아"…유족에 1억원 손해배상

응급실
[연합뉴스TV 제공]

(청주=연합뉴스) 박건영 기자 = 환자를 퇴원시켰다가 사망에 이르게 한 병원이 유족과의 소송에서 패소해 배상금을 물어주게 됐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민사13부(김동빈 부장판사)는 A씨의 유족 측이 청주 모 종합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의 배우자에게 4천200만원, 자녀 2명에게 각 2천700여만원, 부친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A(당시 40대)씨는 2022년 2월 6일 오전 복통 증세로 청주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을 방문해 흉부 및 복부 엑스레이(X-ray) 검사와 복부 CT(컴퓨터단층) 촬영 검사를 받았다.

A씨는 검사 결과 의료진으로부터 '급성 장폐색 이외 특이사항 없음'이라는 소견을 받았고, 추적관찰을 위해 외래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안내에 따라 퇴원했다.

그러나 복통 증세는 호전되지 않았고, A씨는 퇴원 당일 밤 다시 해당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의료진은 이튿날 추가 검사를 진행한 끝에 장 천공이 의심된다며 응급 수술을 결정했지만, A씨는 수술 후 불안정한 활력 징후를 보이다가 다발성장기부전으로 인해 숨졌다.

A씨 유가족은 "1차 내원 당시 입원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는데도 이를 간과하고 퇴원시킨 과실이 있다"며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병원 측은 "첫 내원 당시 입원 치료를 권유했으나 A씨가 이를 거부하고 퇴원했다"며 "당시 A씨의 임상 증상 및 검사 결과에 비춰 의료진의 진단과 처치, 퇴원 과정은 적절했다"고 주장했다.

4년여간 양측의 주장을 살펴본 법원은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1차 내원 당시 A씨의 검사 수치를 보면 패혈증 기준을 충족하고 있었으므로 (입원시켜) 환자에 대한 경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또 "퇴원 조치를 진행할 때도 체온만 측정했을 뿐 혈압, 맥박, 호흡 등 A씨의 신체 상태를 판단할 만한 검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감정의 역시 A씨의 검사 결과를 봤을 때 입원 조치를 취해 추가 검사나 보존적 치료를 했다면 사망이라는 악결과를 방지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 환자의 요구에 의한 퇴원 절차를 진행할 경우 퇴원서약서를 작성하는데, 1차 내원 당시에는 서약서가 작성되지 않았다"며 "과거에도 비슷한 증상으로 내원했던 A씨가 퇴원 이후 별문제가 없었다는 사정을 고려해 (1차 내원 때도) 퇴원 조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다만 "1차 내원 당시의 과실 외에 치료나 검사 절차에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해 배상 책임을 2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pu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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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2026.05.2011:41
    환자가 퇴원한다고 했는데도 이런판결이 났다고?...앞으로 응급실 뺑뺑이 더 심해지겠네. 내가 의사라도 환자 안받겠다. 간단히 행정처분받고 말지. 받았다가 이런사태벌어지면 나만손해. 이런일때문에 환자를 안받아. 백날 의사증원해봐라. 이런일 반복이면 절대 해결 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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