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내 횡단보도 주변 주차 차들이 보행자·운전자 시야 가려
단지 내 도로, 도로교통법상 '도로' 포함돼야…불법주정차 관리도 필요

*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없음. [연합뉴스 자료사진]
(보령=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충남 보령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초등학생이 차에 치여 숨진 사고와 관련, 사유지로 분류되는 아파트 단지 내 '교통 안전관리 사각지대' 해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단지 내 도로에 주차된 차들이 횡단보도 등을 막고 있어 보행자와 운전자의 시야를 가린 탓에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지 내 불법주정차 관리 감독 요구도 커질 전망이다.
19일 보령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51분께 보령시 죽정동 한 아파트 단지 내 도로에서 A(7)양이 50대 B씨가 몰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치여 숨졌다.
B씨는 아파트 출입구로 진입해 좌회전하자마자 도롯가 우측에 주차돼있던 차량 사이에서 튀어나온 A양을 발견하지 못하고 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양이 길을 건넌 곳은 횡단보도와 인접했던 곳으로, 횡단보도와 그 주변에는 주차 차량 3대가 길을 막고 있어 A양이 횡단보도 옆으로 건널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횡단보도와 그 주변 도로를 막은 주차 차량이 화근이었던 셈이지만, 현행법상 단지 내 도로 불법주정차에 대해서 법적 책임을 물 수 있는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공동주택단지 내 도로의 횡단보도나 인도, 주차 구역 등은 도로교통법상 시설물에는 포함되지 않아 주정차 문제에 경찰이 개입할 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단지 내 도로는 대부분 사유지로 분류되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 교통사고 발생 시 형사적 처벌 및 행정 제재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많아 문제로 지적됐다.

*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없음.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3월 30일에도 울산 북구 한 아파트 단지 내 도로에서 SUV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8살 여아를 들이받아 아이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공동주택단지 내 교통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도로교통법상 도로의 범위에 '단지 내 도로' 개념을 추가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랐다.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지난달 9일 대표 발의한 상태다.
아파트 단지 내 통행로와 주차장을 도로교통법상 '도로' 정의에 포함해 단지 내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에 대한 처벌 및 행정제재 근거를 마련해 법적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것이다.
법 개정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단지 내 교통 안전관리를 위해 아파트 자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통안전법 시행령에 따르면 단지 내 도로 관리 주체는 입주자대표회로, 수목·불법주정차·지장물(장애물) 등 때문에 운전자의 시야 확보가 방해받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충남경찰청 이장선 교통조사계장은 "아파트 단지 내 횡단보도 주변에는 절대 주차 차량이 있으면 안 된다"며 "아파트 자체 규정을 만들어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경찰은 B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sw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