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20일 중국을 국빈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에너지 협력과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등 민감한 현안들을 놓고 정상회담을 한다.
19일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저녁 베이징에 도착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장관)의 영접을 받는다. 20일 오전 톈안먼(천안문) 광장에서 환영행사에 참석한 뒤 시 주석과 회담할 예정이다. 이번 푸틴 대통령 방중은 중-러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수립 30주년, 선린우호협력조약 체결 25주년을 계기로 이뤄졌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문 뒤 나흘 만에 푸틴 대통령을 맞으면서 국제 정치 무대에서 존재감을 더욱 키우는 모양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은 두 정상이 “다극화된 세계 질서와 새로운 유형의 국제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선언문”과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 등에 대한 약 40건의 문서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지난 18일 밝혔다. 14일 미·중이 ‘전략적 안정’ 관계를 맺기로 합의한 가운데 중·러의 강한 연대를 강조할 전망이다.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 공급 확대 논의도 중요 의제 가운데 하나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을 겪으면서 중국은 에너지 안보 확보에 열중하고 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회담 뒤 러시아산 천연가스 운송을 위한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프로젝트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4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전쟁에 대한 의견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2차 세계대전 전승절 기간(9~11일)에도 휴전하지 못한 채 상대를 향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주요 수출항구가 있는 오데사에 드론·미사일 공격을 하면서 이곳으로 향하던 중국 소유 선박이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대외적으로는 중립적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러시아산 석유·천연가스 수입 등으로 러시아 전쟁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대한 대응책도 논의 탁자에 오를 예정이다. 중동 내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고 이란과 공조를 이어온 두 나라가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대화를 공유하고 중동발 위기의 파장과 대응책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