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올트먼 상대 소송서 패소…배심원단 “소송 시효 넘겼다”

오픈에이아이(AI) 공동창업자 샘 올트먼(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AFP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픈에이아이(AI) 공동창업자 샘 올트먼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제소 시한을 넘겼다는 이유로 패했다. 머스크는 사건 본질이 아닌 절차적 문제 때문에 졌다며 항소 뜻을 밝혔다.

18일 (현지시각 ) 미 워싱턴포스트와 시엔엔 (CNN ) 등에 따르면 이날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법 오클랜드지원의 배심원단 9명은 머스크가 법으로 정해진 시한 내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90분 간의 심의 끝에 만장일치로 패소 평결을 내렸다.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는 권고 효력만 있는 배심원단의 평결을 수용해 머스크 쪽 주장을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했다.

이번 판결의 핵심 쟁점은 머스크의 소송이 시효 안에 청구됐는지 여부였다. 머스크 쪽이 제기한 ‘공익신탁 의무 위반’과 ‘부당이득’ 등에 대한 소 제기 시한은 원고가 침해 사실을 인지한 시점부터 각각 3년과 2년이다. 오픈에이아이 쪽은 머스크가 수년 전부터 이들의 영리법인 전환 계획과 마이크로소프트 투자 사실 등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배심원단은 머스크가 2021년 이전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판단했고, 2024년 8월 제기된 소송은 시효를 넘겼다고 결론 내렸다.

올트먼의 승리로 1차전이 끝났지만, 재판 과정에서 양쪽의 사활을 건 폭로전이 이어지며 오픈에이아이의 영리화 이면과 이해충돌 논란 등이 상세히 공개됐다.

앞서 머스크는 비영리 운영 약속을 바탕으로 오픈에이아이 설립 초기 3800만달러(약 569억원)를 출연했는데, 올트먼과 그렉 브록먼 오픈에이아이 사장 등이 이를 어기고 영리 기업으로 전환해 부당하게 이득을 취했다며 소송을 냈다. 영리화 과정에 마이크로소프트도 깊게 관여했다고 주장하며 함께 피고로 지목했다. 머스크는 법원에 올트먼과 브록먼의 해임과 이익 반환(1340억달러·약 200조원) 등을 요구했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도 1500억달러(약 226조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오픈에이아이 쪽 변호인단은 머스크의 출연이 비영리 단체를 유지하는 조건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또 머스크가 여러 차례 오픈에이아이가 구글과 경쟁하기 위해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도록 압력을 가했고, 그가 오픈에이아이 경영권을 장악하려다 실패하자 회사를 떠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2018년 이사회에서 물러났고 오픈에이아이는 2019년 영리 기업으로 전환했다.

오픈에이아이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협력 규모와 영향력도 재판의 쟁점이 됐다. 머스크 쪽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에이아이 영리화 과정에 적극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재판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에이아이 협력에 1000억달러(약 150조원) 이상을 투입한 사실이 마이크로소프트 임원을 통해 공개됐다. 올트먼의 이해충돌 가능성도 거론됐다. 올트먼은 오픈에이아이와 거래 관계가 있는 여러 기업에 20억달러(약 3조원) 이상 규모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 쪽은 이를 두고 오픈에이아이의 공익성과 이해충돌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3주 동안 이어진 재판에는 머스크와 올트먼·브록먼 외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 오픈에이아이 이사회 이사를 역임하며 머스크 자녀 4명의 어머니이기도 한 시본 질리스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일론 머스크는 19일 소셜미디어에 “판사와 배심원단은 사건의 본질에 대해 판결한 것이 아니라 단지 일정상의 기술적 문제만을 근거로 판단했다”며 캘리포니아, 워싱턴 등 미국 서부 지역을 담당하는 연방 항소법원(제9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대변인은 “이번 사건의 사실관계와 시간적 배경은 오래전부터 명확했다”며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판결로 오픈에이아이는 최대 법적 리스크를 하나 털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판결이 오픈에이아이의 기업공개(IPO) 추진에 걸림돌을 제거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하며 기업 가치가 1조달러(약 1503조원)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1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연방지법 오클랜드지원에서 열린 일론 머스크의 오픈에이아이 영리법인 전환 관련 소송 재판에서 한 법원 서기가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연방지방법원 판사(맨 위) 앞에서 평결문을 읽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조회 66 스크랩 0 공유 0
댓글 0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