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슬람 사원서 10대들 총기 난사…용의자 포함 5명 숨져

1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이슬람 센터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콧 월 샌디에이고 경찰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샌디에이고/로이터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이슬람 사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용의자 2명을 포함해 5명이 숨졌다.

샌디에이고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43분께 지역 최대 규모 이슬람 사원인 ‘샌디에이고 이슬람센터’에서 총격이 있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해당 건물 앞에서 3명이 숨진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 한 명은 소속 경비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을 목격한 한 시민은 미국 시비에스(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반자동 무기처럼 들리는 총성이 약 30발가량 들렸다”고 증언했다. 용의자로 지목된 17살, 19살 청소년 2명은 인근 차량 안에서 총기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총기 중 하나에는 혐오 발언이 낙서되어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스콧 월 샌디에이고 경찰국장은 이번 사건을 증오범죄(Hate Crime)로 규정하고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용의자 중 한 명의 유서에 인종적인 우월감을 드러내는 표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오전 9시42분께 이중 한 청소년의 어머니로부터 아들이 차와 여러 점의 총기를 가지고 가출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정황상 다른 이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이 청소년을 찾기 위해 광범위한 수색 중이었다. 실제 총기 난사 신고가 들어왔을 당시 경찰관이 용의자 중 한 명의 어머니와 불과 몇 블록 떨어진 곳에서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다고 한다.

이 센터는 5살 이상 아이들에게 아랍어 등을 가르치는 학교도 운영하며 다양한 가족 프로그램을 지역사회에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 중 다친 사람은 없다고 토드 글로리아 샌디에이고 시장이 밝혔다. 사건 발생 뒤 언론사들이 공개한 항공 영상에는 주차장에서 아이들이 급히 대피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한편 사건이 발생한 이슬람 사원에서 길 하나를 사이에 둔 맞은 편에 히브리어 학교가 있어, 이 학교를 비롯한 인근 학교도 긴급 봉쇄 조치에 들어갔다. 샌디에이고는 역사적으로 이슬람, 유대교, 불교, 힌두교 등 다양한 종교 공동체가 공존해 온 도시다. 용의자 중 한 명은 인근 고등학교와 연관돼 있어, 해당 고등학교에도 경찰관들이 파견됐다.

이 센터 소장인 타하 하산은 “예배 장소를 표적으로 삼는 것은 극도로 부도덕한 행위”라며 “불행히도 우리 사회에 만연한 종교적 불관용과 증오는 전례 없는 수준이다. 우리 모두 관용과 사랑의 문화를 확산시킬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해당 사건의 보고를 받고 “끔찍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시엔엔(CNN)이 보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슬람 사원이나 이슬람 센터, 예배 장소 등에 대한 순찰을 강화했다.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샌디에이고 이슬람 센터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있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 모습이다. AFP연합뉴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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