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연의 연기차력쇼에 섬세한 미장센, 탄탄한 필력 삼박자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연 임지연의 코미디 연기다. ‘더 글로리’(2022)와 ‘마당 있는 집’(2023) 등을 통해 강렬한 악역과 서늘한 캐릭터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온 임지연이 이번 ‘멋진 신세계’에서는 들썩이는 코믹 리듬감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해 ‘얄미운 사랑’에서 한 차례 코미디를 선보인 바 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는 듯 이번에는 더욱 강렬한 웃음을 주고 있다.
하지만 배우의 연기가 살아나고, 코미디가 제대로 느껴지게 되는 건 배우 하나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작감배’라는 말이 있는 이유인데, 이번 작품에서는 특히 연출의 공이 상당하다. ‘스토브리그’(2019)의 공동연출이었던 한태섭 감독의 감각이 곳곳에서 섬세한 미장센으로 표출되며 빛을 내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방식, 촬영 현장과 실제 서사를 교차시키는 리듬, 그리고 장면 사이사이에 배치한 깨알 같은 디테일과 패러디들이 드라마 팬들을 열광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씬의 재미는 단순히 싸대기 퍼레이드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중전과 후궁의 싸대기 장면에서는 화면 좌측 상단에 ‘女人의 왕국 본14화’라고 적혀 있던 게 신서리와 윤지효의 싸대기 장면에서는 ‘아침연속극 여인의 왕국 본36화’라고 바뀌었다. 너무 순식간이어서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는 작은 포인트들이지만, 알고 나면 드라마가 더 좋아질 수밖에 없는 숨은 보석 같은 디테일들이다.
이렇듯 ‘멋진 신세계’는 디테일을 뜯어볼수록 감탄하게 되는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소품 하나, 대사 한 줄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세계관을 확장해 나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 지점에서는 강현주 작가의 필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美친 디테일의 출발은 역시 대본이라는 것이다.
이제 4회까지 판을 제대로 깐 ‘멋진 신세계’가 앞으로 어떤 전개로 시청자들을 더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우들의 호흡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임지연은 말할 것도 없고, 남자주인공 차세계 역으로 나서는 허남준의 혐관 로맨스는 이미 기대 이상이다. 허남준은 젊은 배우 특유의 날렵함 위에 묵직한 남성미를 얹으며 여성 시청자층을 빠르게 끌어모으고 있다. 여기에 장승조가 서늘하고 매서운 연기로 긴장감을 더하는 중이다.
조성경(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