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재정사업 성과평가를 외부 전문가 중심의 통합평가로 바꾼 결과 지출구조조정 비율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지역에서 정부서울청사를 오가는 공무원 통근버스 폐지 등이 대표적으로, 정부는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총 7조7천억원가량을 아낄 것으로 보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18일 재정성과위원회를 열고 ‘통합 재정사업 성과평가’ 결과, 평가대상 2487개 사업 중 지출구조조정 대상 사업 비율이 36.2%(901개)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평가 5단계인 ‘정상추진·사업개선·감액·폐지·통합’ 중 감액이나 폐지, 통합 평가를 받은 사업들로, 이번에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사업 비율은 최근 5년간 평균 지출구조조정 대상 사업 비율(15.8%)의 두배가 넘는다.
대표적인 감액사업으로는 올해 57억원이 편성된 행정안전부의 공무원 통근버스 운행 사업이 꼽힌다. 기획처의 설명을 보면, 수도권에서 정부서울청사를 오가는 수도권 통근버스의 경우 이미 대중교통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점을 고려해 폐지하고 세종청사 등 대중교통 취약지역 중심으로 재편될 예정이다. 폐지되는 사업으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46억원을 투입한 3차원(3D) 프린팅 산업육성 기반 구축 사업이 대표적인데, 기획처는 “3차원 프린팅 활용에 대한 민간 역량 향상 등 환경변화가 커 전면 재개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해양수산부의 제주해양치유센터 건립, 국토교통부의 서울도시철도 전동차 증차 한시지원 사업도 폐지 평가를 받았다.
기획처는 올해부터 재정사업 평가 방식을 바꾼 결과 지출구조조정 비율이 역대 최대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정부의 재정사업 성과평가 방식은 각 부처가 재정사업에 대해 자체평가를 내리면, 기획처가 이를 점검하는 이중평가로 이뤄졌다. 그러나 평가의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정부는 올해부터 153명의 민간 전문가가 평가에 참여하는 통합평가 방식으로 바꿨다.
정부는 이번 성과평가로 지난해(1조3천억원)의 6배에 달하는 7조7천억원 규모의 지출구조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각 부처는 감액 판정을 받은 사업에 대해선 부처 예산요구안에 15% 이상 감액해 반영해야 하며, 폐지사업은 전액 삭감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획처는 “예외없는 지출구조조정 반영 시 총 지출구조조정액은 7조7천억원 수준”이라고 했다. 다만 불가피한 사유로 구조조정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경우 해당 부처는 사유서를 작성해서 국민에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재정사업 성과평가에 대한 감시·견제를 강화하고자 다음달 중 ‘열린재정’을 통해 통합평가 결과 보고서를 공개할 계획이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