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충격이 장기화하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 행렬에 곧 돌입하고, 각국의 고유가 보조금 지원으로 재정적자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전세계 금융·자본시장에 퍼지고 있다. 미국·영국·일본 등 주요국 국채 금리는 ‘국채 투매’ 현상이 일어나면서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급등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 시각) 기준 글로벌 채권 벤치마크인 지표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을 보면 미국 재무부 국채는 전날보다 13.8bp(1bp=0.01%포인트) 급등한 연 4.597%에 마감했다. 이란 전쟁 직전인 2월27일 대비로는 66bp나 급등했다. 이날 독일(+13bp)·영국(+18bp)·이탈리아(+18bp)·일본(+9bp) 등 유럽과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도 큰폭 상승하면서 대부분 거의 20년 혹은 30여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연 5.18%를 각각 웃돌며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연 2.7%)도 1997년 이후 2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미국의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11bp 오른 5.12%로 5% 선을 넘어섰다. 30년물 금리는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통시장 외에 발행시장에서도 미 재무부 30년물 입찰 금리는 앞서 13일 입찰에서 20년 만에 처음으로 5%대로 올라선 바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중동전쟁발 고유가 장기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이에 따라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조만간 금리인상 행렬에 나설 거라는 우려가 전세계 금융·자본시장에 위험요인으로 대두하고 있다”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및 통화긴축 우려로 주요국 국채 장기금리 변동성이 커지고, 이에 따라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위축과 주요국 재정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거라는 우려도 점증하고 있다. 투자은행 스위스쿼트 은행(Swissquote Bank)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기대 인플레이션과 차입 비용을 높이면서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그동안 투자자들이 인공지능 실적에 대한 기대를 쫓으면서 무시해온 위험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향후 다수 국가 정부들이 고유가발 연료 보조금 지원조처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인플레이션뿐만 아니라 향후 재정적자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5일 99.28로 전날 대비 1.4% 상승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