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루즈선에서 발발해 3명이 숨진 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사태를 조사한 결과, 문제의 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한 변종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개 한타바이러스는 쥐를 매개로 전파되며 사람 간 전파가 드문 것으로 알려져 집단 감염 경로를 놓고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6일(현지시각) 아에프페(AFP) 통신은 문제의 크루즈선 ‘엠브이(MV) 혼디우스’에서 후송된 승객의 바이러스 검체를 예비조사한 결과 실제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한 한타바이러스 안데스 변종임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보건부장관이 이날 의회에서 “안데스 변종은 알려진 38종 한타바이러스 중 유일하게 사람 간 전파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변종”이라고 밝혔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가 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밀접한 접촉자들 사이 사람 간 전파가 있었을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사람 간 전파가 확인된 셈이다. 당시 마리아 밴커코브 세계보건기구 전염병 대응국장은 크루즈선에서 쥐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사망한 최초 환자가 크루즈선에 탑승하기 전 이미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타바이러스는 주로 쥐 등 설치류의 배설물과 타액 등에 노출돼 전염되는 감염병으로, 보통 해당 바이러스를 보유한 쥐의 배설물이 건조되면서 공기 중에 섞인 미세한 입자를 사람이 호흡기로 들이마실 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잠복 기간은 1~6주 정도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네덜란드 선적 크루즈 ‘엠브이(MV) 혼디위스’에서 발생한 한타바이러스 확진 사례는 2건, 감염 의심 사례는 5건이다. 이 가운데 확진자 2명과 감염 확인이 어려운 1명 등 총 3명이 사망했다. 최초 사망자인 네덜란드 국적의 노부부는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남미 여행을 마친 뒤, 아르헨티나 남단에서 4월1일 출발한 이 크루즈선에 탑승했다. 남편(70)이 먼저 증세를 보이다 4월11일 배 안에서 사망했고, 4월24일 아내(69)가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4월26일 사망했다. 이 여성에게서 처음으로 한타바이러스가 검출됐다. 4월27일엔 증세를 보인 영국 국적의 승객도 요하네스버그 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지난 2일에는 독일 국적의 승객 1명이 배 안에서 사망했다.
승객 약 150명을 태운 이 크루즈선은 현재 서아프리카 섬나라인 카보베르데 영해에서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로 향하고 있으며, 며칠 안에 카나리아제도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카나리아제도의 대통령은 배가 기항하도록 허락한 스페인 정부의 결정을 거부하겠다고 통보한 상황이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