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란?
사모펀드(PEF)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기업을 인수하고, 기업 가치를 높인 후 되팔아 시세 차익을 남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자본입니다.
이론적으로는 부실하거나 정체된 기업에 자금을 수혈하고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기업을 회생시키는 긍정적인 기능을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단기적인 수익 극대화와 투자금 회수에만 치중하면서 수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으며, 이번 홈플러스 사태는 사모펀드 경영 방식의 폐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사모펀드는 통상 5년에서 7년 내에 기업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장기적인 생존 전략보다는 당장 눈앞의 재무제표를 좋게 만드는 데 집중합니다. 가장 흔하게 쓰이는 방법이 기업이 보유한 우량 부동산을 매각한 뒤 다시 임차해 쓰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입니다. 홈플러스 역시 핵심 점포의 부지와 건물을 매각해 당장 급한 불을 끄는 데 사용했습니다.
기사를 읽으며 가장 크게 다가온 감정은 '분노'와 '무력감'의 교차였습니다.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그 책임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무겁게 지는 이들은 경영진이나 대주주가 아닌 묵묵히 현장을 지켜온 현장 노동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자금이 부족해 직원 급여와 납품 대금을 주지 못하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와 채권자인 메리츠그룹이 긴급운영자금 대출의 이행 보증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는 모습은 자본의 냉정함을 정나라하게 드러냅니다. 기업의 회생과 노동자의 고용 유지보다는 자신들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배임 책임을 피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최우선 과제입니다.
경쟁사들조차 인수를 거절하는 상황에서 홈플러스가 새로운 주인을 찾기란 불가능에 가까워 보입니다.
기사요약
홈플러스는 구조조정과 점포 영업 중단으로 임직원 수가 2만 명에서 1만 5000명으로 급감했으며, 심각한 자금난으로 급여 지급과 매대 상품 공급조차 어려운 파산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마트노조는 정부와 여당의 방관 속에 회사가 청산될 위기라며 단식 농성을 통해 자금 지원과 사모펀드 규제 입법을 촉구하고 있으나, 업계는 노조의 강경 노선이 오히려 매각의 걸림돌이 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직장을 선택할 때 보통 연봉, 복지, 직무 적합성을 주로 보지만, 이번 사태를 보면 '회사의 주인이 누구인가'와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운용하는가'가 노동자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모펀드가 인수한 기업은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내부적으로는 막대한 부채와 자산 매각으로 갪아 먹히고 있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직을 하거나 회사를 볼때 재무건전성을 확인하는 안목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이지 않는 재무적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이 내 고용 안정성을 지키는 필수 조건이 된 시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