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단은 낙제점, 팬들은 만점…‘마이클’의 극과 극 반응

영화 ‘마이클’ 스틸컷.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이(This) 마이클은 평면적이고, 인간처럼 느껴지지도 않는다.”(뉴욕타임스) “대화는 도로 표지판처럼 아무런 뉘앙스가 없고, 잭슨의 공연 재현조차 지루하기 짝이 없다.”(비비시)

“엄청난 이야기와 연기. 다음 편이 기대된다.” “음악은 엄청났고, 마이클을 연기한 배우도 대단했다.”(관객들)

13일 국내 개봉하는 ‘마이클’은 올해 가장 논쟁적인 영화가 됐다. 평단은 평면적이고 순화된 전기영화라고 혹평하는 반면, 관객은 마이클 잭슨의 노래와 춤을 체험하는 스크린 콘서트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6일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를 보면, 평론가 지수는 39%에 그쳤지만, 관객 지수는 97%에 이른다. 한편의 영화를 넘어 팝스타의 유산을 둘러싼 문화적 논쟁이 되는 모양새다.

‘마이클’ 스틸컷.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흥행 출발은 일단 합격점이다. 지난달 24일 개봉 뒤 첫 주말에 전세계 2억1740만달러(3212억원)의 오프닝 성적을 기록했다. 퀸을 다룬 ‘보헤미안 랩소디’와 ‘오펜하이머’를 따돌린 전기영화 최고 기록이다. 하지만 개봉 둘째 주 들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가 흥행 1위에 오르며 ‘마이클’은 2위로 밀려났다. 그럼에도 누적 전세계 흥행은 4억2390만달러(6263억원)에 이른다.

마이클 잭슨의 음악도 역주행 중이다. 에이피(AP) 보도를 보면, 영화 개봉 직후 미국 내 마이클 잭슨 음악의 스트리밍이 전주 같은 기간보다 95% 늘었다. 9일치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빌리 진’은 ‘핫 100’에 38위로 재진입했고, ‘글로벌 200’에서는 8위에 올랐다. 앨범 ‘스릴러’는 ‘빌보드 200’ 7위에 올랐고, 베스트 앨범 ‘넘버 원스’도 13위를 기록했다.

‘마이클’ 스틸컷.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앤트완 퓨콰 감독이 연출한 ‘마이클’은 성인 마이클 잭슨(자파 잭슨)을 중심으로 잭슨파이브 시절부터 솔로 아티스트로 세계 정상에 오르는 과정, 잭슨 파이브에서 이름을 바꾼 잭슨스의 로스앤젤레스 고별 공연을 거쳐 1988년 런던 웸블리 공연에서 ‘배드’(1987)를 부르는 장면까지 따라간다. 큰 줄기는 강압적인 아버지 조 잭슨(콜먼 도밍고)과의 갈등을 넘어 가족 그룹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홀로 서는 이야기다.

하지만 드라마 같은 그의 삶은 영화에서 제대로 구현되지 못한다. 조 잭슨은 폭력적이고 통제적인 아버지로 묘사되지만, 그 상처가 마이클의 내면과 음악을 어떻게 바꿨는지는 깊게 파고들지 않는다. 가족과 독립, 복종과 자유, 무대 위 천재성과 무대 밖 고립감은 충분히 극적일 수 있었지만, 영화는 이를 장면으로 축적하기보다 나열하듯 지나간다. 거장 퀸시 존스(켄드릭 샘프슨)와 매니저 존 브랭카(마일스 텔러) 역시 마이클의 음악적 성취와 산업적 확장을 보여줄 핵심 인물이지만, 영화에선 주변 인물로만 머문다.

‘마이클’ 스틸컷.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잇따른 혹평에는 영화가 소송에 휘말리고 재촬영을 거듭하면서 마이클 잭슨의 성공까지만 다루는 반쪽짜리라는 태생적 한계도 있다. 제작진은 아동 성추행 의혹 사건까지 다루는 촬영을 마쳤지만, 과거에 잭슨 관련 어떤 영화에도 사건 당사자를 등장시키지 않는다고 합의한 조항을 뒤늦게 확인했다. 이후 관련 촬영 분량을 모두 버리고 시나리오를 뜯어고쳐 대대적으로 재촬영했다.

평면적인 이야기와 캐릭터로 비판받지만, 관객이 열광하는 지점은 분명히 있다. 어린 마이클이 잭슨파이브 시절 ‘후스 러빙 유’(1969)와 ‘아일 비 데어’(1970)를 부르는 장면은 일찍이 완성된 보컬의 재능을 보여준다. 솔로 시대로 넘어가 ‘돈트 스톱 틸 유 겟 이너프’(1979)가 흐르면 영화는 본격적인 팝스타 탄생기로 방향을 튼다. 하이라이트는 ‘빌리 진’(1983)이다. 1983년 미국 패서디나에서 열린 모타운 25주년 공연 장면에서 자파 잭슨은 중절모, 흰 장갑, 문워크까지 마이클 잭슨의 상징을 한꺼번에 불러내며 영화의 절정을 만든다. 자파 잭슨은 마이클 잭슨의 조카다.

‘마이클’ 스틸컷.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다만 재연 이상의 감흥으로 나아가지는 못한다. 무대는 뜨겁지만, 그 무대에 이르기까지 인물이 어떤 내적 갈등을 통과했는지 등에 대한 충분한 설득이 쌓이지 않아서다.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프레디 머큐리라는 캐릭터의 매력, 밴드 퀸 내부의 긴장, 음악이 만들어지는 순간의 쾌감을 쌓아올리며 ‘라이브 에이드’ 무대에서 감흥을 폭발시킨 것과 대조적이다.

영화가 끝난 뒤 ‘그의 이야기는 계속된다’는 자막이 나와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제작진은 최근 속편 제작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이정국 기자, 김은형 선임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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