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휴머노이드, 가전 공장 ‘첫 취업’···삼성·현대차 로드맵 흔드나

(그래픽=Gettyimages)
(그래픽=Gettyimages)

중국의 인공지능(AI) 로봇기업 애지봇(Agibot, 링시테크놀로지)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가전제품 생산 라인에 실전 배치되면서, 제조 현장의 자율화를 추진 중인 글로벌 로봇 산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실제 태블릿 PC 조립 공정에 투입된 이번 사례는, 그간 로봇 도입을 타진해 온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의 자율 공정 로드맵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산업계 등에 따르면, 애지봇은 지난 14일 중국 난창에 위치한 가전 위탁생산(ODM) 기업 롱치어(Longcheer)의 태블릿 PC 생산 라인에 자사 휴머노이드 ‘G2’를 성공적으로 투입했다고 발표했다. 

사측은 실전 배치된 로봇들이 시간당 약 310개의 부품을 처리하며 인간 작업자와 유사한 속도로 불량 검수 및 적재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머노이드를 가전 양산 공정에 투입해 구체적인 생산성 지표를 산출한 사례는 사실상 이번이 세계 최초다. 

투입된 G2 모델은 성인 남성의 체격과 유사한 상체에, 산업 현장에서의 안정적인 이동을 위해 바퀴형(Wheeled) 하체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실제 제조 공정에 로봇을 즉각 투입해 상용화 데이터를 쌓아가는 중국 특유의 ‘속도전’에 주목하고 있다.

기술 내재화와 공정 완결성을 중시하는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의 기존 로드맵과 달리, 현장 실전 데이터를 먼저 선점해 나가는 중국식 접근법이 향후 글로벌 자율 공정 표준 주도권 경쟁에서 실질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재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인구 감소와 인건비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무인 자율 공정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필두로 로봇 사업을 전사적 핵심 사업으로 격상시켰으며, 로봇이 스스로 공정을 학습하는 피지컬 AI 기술 내재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 역시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Atlas)를 미국 신공장 등 실제 제조 라인에 시범 투입하며 실전 훈련에 돌입하는 한편, 차세대 스마트 팩토리(SDF) 구축을 통해 중국의 물량 공세에 맞선 제조 혁신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중국 애지봇의 휴머노이드 G2가 중국 난창에 위치한 롱치어의 태블릿 PC 생산 라인에서 작업을 수행 중이다. (사진=
중국 애지봇의 휴머노이드 G2가 중국 난창에 위치한 롱치어의 태블릿 PC 생산 라인에서 작업을 수행 중이다. (사진=Agibot 영상 갈무리)

하지만 한국이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며 신중한 행보를 보이는 사이, 중국은 젊은 인력의 역동성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가성비와 현장 데이터를 확보하며 시장 표준 선점에 속도를 내는 형국이다. 

실제 세계 최고 권위의 로봇 학회인 ICRA(국제 로봇 자동화 학회)와 IROS(지능형 로봇 및 시스템 국제학회)에서의 중국 연구진 논문 채택 비중은 이미 미국과 대등하거나, 일부 분야에서는 앞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중국이 단순 제조를 넘어 로봇 원천 기술에서도 독자적인 생태계를 확고히 구축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이번 애지봇의 사례는 실험실 수준에 머물던 고난도 기술이 실제 제조 공정에 적용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한 결과물이란 평가가 많다.

로봇 기술의 승부처가 제조를 넘어 현장 노하우 확보로 옮겨갔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해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로봇계가 암암리에 진행해 온 기술적 시도들이 완성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처럼 ‘시간당 부품 처리량’과 같은 구체적 지표를 언론에 노출한 것은 실전 투입 능력을 과시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 로봇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애지봇의 사례처럼 실전 데이터를 선점해 표준을 장악하고 단가까지 낮추면,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가졌어도 자사 공장을 넘어선 글로벌 판매 시장에서는 중국산과 힘겨운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은 이겨도 시장에서는 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 실질적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더 많은 기사를 뉴스프리존에서 직접 확인 하세요.

해당언론사로 이동

조회 21 스크랩 0 공유 0
댓글 0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