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티즈, '가격파괴' 휴머노이드 승부수··· ‘빅테크 시장’ 도전장

로보티즈 휴머노이드 'AI 사피엔스'가 시연되고 있는 모습. (사진=로보티즈 제공) 
로보티즈 휴머노이드 'AI 사피엔스'가 시연되고 있는 모습. (사진=로보티즈 제공) 

국내 1세대 로봇 기업 로보티즈가 지난 20일 신규 액츄에이터(구동장치) 다이나믹셀-Q와 범용 휴머노이드 AI 사피엔스(AI Sapiens)를 전격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기술력과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의 공세가 거센 가운데, 로봇의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원천 기술을 무기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러한 공격적인 청사진이 실제 시장 안착으로 이어지기까지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과제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글로벌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적 우위 증명은 물론,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대규모 양산 체제의 안정화 여부가 로보티즈가 직면한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1일 로봇업계에 따르면, 이번 로보티즈의 행보는 글로벌 시장에 ‘부품부터 완제품까지의 수직 계열화’라는 묵직한 시사점을 던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회사는 비싸고 복잡한 유압식 부품 대신에 구조가 단순하고 경제적인 준직구동(QDD) 방식의 액추에이터를 도입했고, 이를 통해 로봇 관절의 제작 단가를 낮춰 전체 로봇 가격을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는 특히 오픈AI(OpenAI)나 구글(Google) 같은 빅테크들이 자신들의 고도화된 AI 두뇌를 이식할 ‘최적의 표준 신체’를 찾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로보티즈가 신규 액추에이터와 휴머노이드를 앞세워 빅테크가 원하는 하드웨어 경쟁력과 실전 데이터 확보 역량을 동시에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저렴한 가격으로 보급된 로보티즈 로봇들이 수집한 방대한 동작 데이터는 AI 지능을 고도화하려는 빅테크에 핵심 자산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로보티즈의 행보는 기술의 정점을 보여주려는 현대차그룹 산하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 및 삼성전자의 제조 생태계와 밀접한 레인보우로보틱스와는 또 다른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고도의 기술력을 현장에 이식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정밀 제조 공정의 국산화와 자동화 영역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면, 로보티즈는 신규 액추에이터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로봇 대중화의 문턱을 낮추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로보티즈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구축 중인 대규모 생산 거점을 통해 가격 파괴와 공급망 안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공장은 오는 10월 부분 가동을 목표로 건설 및 설비 최적화 단계에 와있으며, 가동이 본격화되면 인건비와 고정비 등 원가 구조를 개선해 중국산에 밀리지 않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사측은 보고 있다.

회사는 이를 발판 삼아 올해 액츄에이터 판매 목표치를 기존 대비 67% 상향한 50만 대로 설정했다.

다만 시장 안착을 위해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과제들도 적지 않다. 발표된 사업 계획이 실제 경영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차가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계획대로라면 우즈베키스탄 공장이 오는 10월에야 부분 가동에 들어가는 만큼, 실질적인 인건비 절감 효과와 대규모 물량이 재무 구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점은 4분기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가동 초기 공정 수율 확보와 현지 숙련 인력 양성 등 생산 안정화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기술 추격자로서 숙제도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등 글로벌 업체와 비교했을 때 정교한 동적 거동을 제어하는 하이엔드 알고리즘 역량 부문에선 여전히 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테슬라(옵티머스)가 보유한 대규모 자율주행 데이터 기반의 독자적 AI 훈련 시스템이나 시뮬레이션 인프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데이터 확보 및 연산 환경이 취약하다는 점도 극복해야 할 대목으로 꼽힌다.

회사가 로봇을 움직이고 균형을 잡는 운동 지능에서는 성과를 거뒀으나,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명령을 수행하는 고도화된 ‘사고 지능’ 영역은 여전히 외부 파트너십에 의존 중인 데 따른 우려도 존재한다. 

로보티즈가 강력한 자체 소프트웨어 두뇌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글로벌 빅테크에 하드웨어만 공급하는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로봇업계 한 관계자는 “로보티즈가 로봇의 핵심인 구동기 분야에서 확보한 원천 기술은 휴머노이드 대중화를 이끌 강력한 토대가 될 수 있다”며 “다만 스스로 판단하고 경로를 생성하는 사고 지능 영역을 외부 파트너십에 기대고 있다는 점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라고 짚었다.

이어 “향후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역량까지 내재화해 단순 하드웨어 공급처를 넘어선 K-로봇 플랫폼의 자생력을 증명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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