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발 ‘저가 철광석’ 공습···현대제철, ‘상공정 부재’ 리스크 뚫을까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 탈레가온 산업단지 내 위치한 현대제철 스틸서비스센터(SSC). (사진=Lingam Metal Infrastructure Pvt Ltd 제공)

인도 정부가 저등급 철광석에 대한 새로운 가격 체계를 전격 도입하면서 글로벌 철강 시장의 판도가 출렁이고 있다.

이번 조치는 철 함량 45% 미만의 저등급 광석을 시장가보다 최대 50% 저렴하게 공급해 자국 철강 산업의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다.

인도 시장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아온 국내 철강사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0일 철강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각) 자국 철강 산업의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고자 저등급 철광석에 대한 파격적인 가격 우대 정책을 확정했다.

철 함량 45% 미만 광석의 판매가를 시장가보다 최대 50% 낮게 책정하는 이번 조치는 발표와 동시에 즉각적인 효력이 발생했다.

무엇보다 현대제철의 경우 이번 전격적인 조치로 인해 사업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현지에서 쇳물을 직접 생산하는 ‘상공정’ 설비 보유 여부에 따라 온도 차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포스코는 인도 최대 철강사 JSW와 합작해 쇳물 생산부터 최종 제품 제조까지 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일관제철소(상공정) 건립을 추진하며 중장기적인 정책 수혜를 노리고 있지만 단기적 악재는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해당 제철소가 완공돼 가동되기까지 수년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그전까지는 한국산 수출 물량에 대한 자국산 우선 정책과 가격 경쟁력 약화라는 수익성 하방 압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포스코와 비교해 이번 정책 변화에 따른 원가 압박이 더 직접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포스코는 향후 현지 제철소가 완공되면 정책 수혜자로 올라설 ‘출구 전략’을 확보한 상태인 반면, 상공정 설비가 없는 현대제철은 인도의 원가 절감 혜택에서 구조적으로 소외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산 소재를 인도에 들여와 가공·납품하는 ‘하공정’ 위주인 현대제철로서는 현지 경쟁사들이 원가 하락을 바탕으로 판매가를 낮출 때 가격 대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이에 현지 철강사들의 강력한 원가 공세와 포스코의 현지 생산 전략 사이에서 현대제철이 ‘샌드위치 신세’에 놓이게 됐다는 반응도 나온다. 

원가 경쟁력을 앞세운 인도 업체들의 거센 추격에 대응해야 함과 동시에, 인도 시장 내 생산 기반 확보에 나선 국내 경쟁사와의 격차까지 고민해야 하는 이중고에 직면했단 설명이다.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가 신규 생산 기지를 확보한 인도 서부 푸네(Pune) 지역에 철강 가공 공장(SSC) 건립을 완료하고 지난해 3분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상태다.

현대차의 신규 생산 기지 확보에 발맞춰 푸네 공장 건립이라는 동반 진출을 택했으나, 인도 정부의 원가 절감책이 또 다른 위협으로 다가온 모양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대제철이 구조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현지 업체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하거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도 업체가 단기간에 추격하기 어려운 기술 초격차 제품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것도 중장기 과제로 꼽힌다. 

쇳물을 뽑아내는 데 필수적인 광석 정제 기술(선광 기술)을 현지 광산업체에 전수하는 대가로 원료를 저렴하게 확보하는 상생형 거래 방식 등도 실질적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인도 정부가 현지 업체들에 원가라는 총알을 채워준 격”이라며 “인도 시장에 한국산 철강재를 들여와 가공·납품하는 현대제철의 기존 체계로는 한계가 분명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급망의 유연성을 높이고 현지 생태계에 전략적으로 융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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