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 20층 높이의 아파트 외벽에 매달린 이유?
혹시 2025년 12월 한겨울 칼바람이 불던 날
오후 1시에 전남 나주시 어느 아파트의 주민이 창밖을 보다가 기겁하고 말았는데요.
왜냐하면 어느 한 남성이 무료 아파트 20층 높이 아파트 외벽에
매달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3층 되는 높이만 되어도 떨어져서 운이 없어 죽는 사람들이 생기는데
아파트 20층 높이에서 매달려있다니 너무 아찔한데요...
그분은 높은 곳에 올라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사람이었을까요?
아니였습니다.
그 남성의 정체는 아파트 외벽 도색과 시멘트 제거를 담당하던 작업 반장이었다고 합니다.
평소처럼 일을 하러 올라간 게 아니라,
온몸으로 항의하기 위해 ‘인간 현수막’이 된 것이었습니다.
아찔한 높이의 아파트 외벽에 올라가서 펼쳐든 현수막은 아주 강렬한 문구가 적혀있었는데요.
"뜨거운 폭염 속에서 목숨 걸고 일한 노무비 2억 3,000만 원을 달라!"였습니다...
사연은 이랬습니다. 아파트에 매달린 작업반장님과 그의 동료들은
그해 6월부터 9월까지, 숨이 턱턱 막히는 한여름 폭염 속에서 아파트 외벽에 매달려
땀 흘려가며 페인트 작업을 마쳤다고 합니다.
하지만 원청 건설사에서 대금 지급이 꼬이고 하청업체가 임금을 미루면서,
무려 5개월 동안 단 한 푼도 받지 못한 것입니다.
한달만 월급이 안 나와도 각종 카드대금에 공과금, 생활비까지
난리가 나는게 월급쟁이 신세인데,
엄청나게 더운 한 여름 아찔한 아파트 외벽에 매달려서 일한 대가를
5개월동안 한푼도 못 받았다고 하니...
팀원들의 밀린 임금을 다 합치니 자그마치 2억 3천만원이었다고 합니다.
당장 생활고에 시달리던 작업 반장님은 결국 참다못해
"내가 일했던 그 외벽에서 결판을 내겠다"라며 밧줄을 타고 올라가는
초강수를 두었는데요ㄷㄷ
경험 많은 외벽 작업자인 작업반장님이 워낙 베테랑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겨울 20층 높이의 칼바람을 맨몸으로 버티는 것은
그 자체로 목숨을 건 시위였습니다.
주민의 신고를 받고 경찰과 소방 당국이 빛의 속도로 출동해서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에어메트를 깔고
옥상에선 경찰과 동료들이 제발 위험하니 내려와서 이야기하자며
읍소하며 눈물겨운 설득작전을 펼쳤다고 합니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지 5시간 만인 오후 5시 56분쯤, 끈질긴 설득 끝에 마음을 돌린 작업반장님은 스스로 줄을 타고 지상으로 내려왔습니다.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지만 긴 시간 추위에 떨어 병원으로 이송되어 검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 '목숨 건 공중 시위'의 파급력은 대단했습니다.
사건이 뉴스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자마자,
임금을 미루던 협력 업체는 깜짝 놀라 "밀린 임금을 최대한 빨리 전액 지급하겠다"라고
고개를 숙였고, 원청 건설사 역시 순차적으로 대금을 집행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합니다.
아니...
그렇게 자금줄을 쥐고 장난질을 하던 협력업체가
취재가 시작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빠른 대금 집행을 약속했다고 하는데...
정말 본인들이 떼어먹을 생각으로 쥐고 있는 밀린 대금이
누군가에게는 목숨줄이 될 수 있는 거 진짜 모르시는 건가요?
ㅁ “돈 주세요” 사건
이 사건과 아주 비슷한 사건이 있는데
2023년 화성에서 있었던 “돈 주세요” 사건이 있는데요.
한 하청 도색업체 대표가 공사 대금을 못 받자,
아파트 14층 외벽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오며
붉은색 페인트로 외벽에 "돈 주세요"라고 커다랗게 글씨를 쓰는
웃픈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얼마나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이런 웃픈 퍼포먼스를 했을지
그 도색업체 대표님의 시커먼게 탄 마음이 제대로 느껴지는데요.
밀린 공사 대금 받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줄 알았는데
그 도색업체 대표님은 결국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되었다고 하네요.
ㅁ 끊임없이 일어나는 공사 대금 미지급 사건의 원인?
1. 다단계 하도급 구조
이번 추석에도 원청에서 돈을 받지 못해 직원들에게 월급도 못 주는 회사가
생각보다 많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공사구조가 대형 건설사가 원청을 받아
하청에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중간 마진이 빠져나가 노동자가 받을 몫이 줄어들고,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집니다.
이런 다단계 하도급 구조로 인해 중간에 도둑넘들이 많아지면
100억짜리 공사가 30억짜리 공사가 될 수 는 아찔한 현실입니다.
2. 공사 대금 미지급과 체불
최근 망하는 기업들을 보니 미리 망할 것을 예상하고
일부러 인건비를 주지 않고 계속해서 미루는 케이스를 많이 봤습니다.
실제 대기업이 망하면 거기에 물품을 대던 회사들과 하청업체까지
줄줄이 망하게 되어 월급 한푼 못 받고 실직을 하게 되는 악순환을 지켜보았습니다.
또
원청, 하청 간의 공사비 정산 갈등, 또는 고의적인 대금 지급 지연으로 인해
현장 노동자들이 수개월간 임금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외벽 작업자들은 주로 '팀장(=작업반장)'을 중심으로 모인 특수고용형태나 일용직이 많아,
법적 고용 보장을 받기 어렵고 체불 발생 시 대응 체계가 취약합니다.
그럼 고용노동부에 신고를 하면 되지 않냐고 하지만
고용노동부 신고나 민사 소송 등 법적 절차는 결론이 나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립니다.
가족에게 생활비를 매달 가져다 줘야하는
월급쟁이 입장에선 도저히 버틸 수 없기에 즉각적인 관심을 끌기 위해
극단적인 고공 농성을 선택하게 됩니다.
ㅁ 해결책
1. 원청 건설사가 노동자 임금을 직접 입금하도록!
우리나라의 건설현장의 고질적인 문제 중에 하나가
하청에 재하청을 주어서 책임소재를 애매하게 하는 건데요.
원청 건설사가 하청업체를 거치지 않고, 노동자의 계좌로 임금을 직접 송금하는 시스템으로 하면
하청업체가 공사 대금을 다른 용도로 유용하거나
고의로 체불하는 부조리를 원천 차단할 수 있습니다.
현재 공공 공사에는 의무화되어 있으나,
아직 민간 아파트 단지나 소규모 공사는 의무가 아니기에
이제라도 적극 확대해야 합니다.
2. 건설근로자 전자카드제
이젠 출퇴근 기록을 전자카드로 관리하여 일한 일수를 정확히 기록하고, 공사비에서 '노무비'를 따로 떼어 지정된 통장으로만 관리하도록 의무화합니다.
그래야만이 공사판에서의 임금 누락을 방지하고,
하청업체가 도산하더라도 노무비는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3. 신속한 임금체불 구제 절차
아까 노동청이나 민사재판을 가더라도 못해도 수개월은 걸리는 현실입니다.
체불 신고 발생 시 고용노동부의 조사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국가가 먼저 밀린 임금을 주고 나중에 사업주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간이대지급금 제도의 한도를 현실화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