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야프라이스
재작년 12월 계엄이 선포된 바로 다음 날 강릉의 한 시골 초등학교에서 진행됐던 수업이 2년 뒤 미국 학술지에 논문으로 출간됐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정말 의미 있는 사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김기수 선생님은 아이들이 계엄이라는 추상적인 사건을 어렵게만 받아들이지 않도록 교실 안에서 직접 상황을 경험해보는 ‘김선생님법’이라는 시뮬레이션 수업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평소에 당연하게 누리던 말할 자유나 학생 자치 활동 등을 일방적으로 제한해보고, 아이들이 그 상황에서 무엇이 부당한지 생각해보도록 한 방식이었다고 하더라고요.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이 수업을 단순한 일회성 교육으로 끝내지 않고 교사와 연구자가 함께 기록하고 연구했다는 점이에요. 한승훈 교수는 당시 이 사례를 접한 뒤 아이들이 민주주의를 어떻게 경험하고 이해했는지에 관심을 갖게 됐고, 결국 김 선생님과 함께 내러티브 연구로 발전시켰다고 합니다. 미국의 사회과학 연구 저널에 정식 논문으로 출간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당시 수업이 얼마나 의미 있는 사례였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네요.
당시 상황 자체는 어른들에게도 상당히 혼란스럽고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일이었는데, 그걸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수업으로 풀어낸 선생님의 방식도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무조건 정치적인 내용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경험하고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시민교육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댓글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