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부파] "임대료 꼼수 인상 방지"… 민간임대 개편, 세입자 부담 줄까

집과 동네에 얽힌 궁금증부터 부동산 시장의 뒷이야기까지 머니투데이 건설부동산부 기자들이 현장에 '숨'겨진 '부'동산 이야기를 하나하나 '파'헤쳐 전달합니다.

민간임대주택제도 개정안 주요내용/그래픽=윤선정앞으로 민간임대주택 임대사업자가 임대차계약을 신고할 때 임대료뿐 아니라 관리비와 각종 사용료까지 신고해야 한다. 임대료 대신 관리비나 가전·가구 사용료를 올리는 방식으로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을 키우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지방자치단체의 임대료 관리 권한도 확대된다.

4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공포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 4월 말부터 임대사업자의 신고 의무와 임차인의 정보 접근성이 달라질 전망이다.

이번 개정안은 임대료 외에 세입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비용까지 관리 대상에 포함시켰다. 기존에는 임대사업자가 임대차계약을 신고할 때 임대차 기간과 임대료 등을 신고했지만 앞으로는 관리비와 사용료의 금액 또는 산정 방식도 함께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가전제품이나 가구, 시스템에어컨 등 옵션 사용료를 별도로 부과하는 경우에도 관련 비용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흔히 임대료 꼼수 인상 방안으로 활용되던 무분별한 옵션 사용료 부과에 제동을 건 셈이다.

임대조건 공개 방식도 바뀐다. 현재는 지방자치단체가 임대사업자로부터 신고받은 임대조건을 공보에 공고하지만 앞으로는 지자체 홈페이지에도 함께 공개된다. 세입자가 계약하려는 주택의 임대조건을 온라인에서 빠르고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임대료가 저렴해 보여도 관리비나 별도 사용료가 과도하면 실제 주거비 부담은 커질 수 있는 만큼 계약 전 비용을 비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자체의 임대료 관리 권한도 확대된다. 앞으로 시·도는 100가구 이상 민간임대주택 단지의 임대료 증액 비율을 조례로 정할 수 있다. 기존에는 시·군·구 단위에서 행사하던 권한을 시·도까지 확대해 지역별 임대시장 상황에 맞춰 임대료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임차인의 보증금 보호를 위한 정보 접근성도 개선된다. 임대주택정보체계인 '렌트홈'에서 임대보증금 보증 가입 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계약하려는 주택의 보증 가입 여부를 확인하기 쉬워져 임대보증금 반환 위험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임대사업자의 과태료 부담도 줄였다. 단순 실수나 착오로 인해 높은 과태료를 물어야 했던 일반 임대사업자를 배려한 조치다. 단순 임대차계약 신고 누락 등의 경우 1차 위반 과태료는 기존 5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2차 위반은 7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각각 인하된다. 단 3차 위반 과태료는 1000만원으로 유지된다. 신고 항목이 늘어나는 만큼 단순 실수에 따른 부담은 덜어주되 반복적인 위반에 대해서는 기존 수준의 제재를 유지하는 취지다.

이번 개정은 임대사업자의 신고 의무를 강화하는 동시에 일부 행정 부담을 완화하고 세입자가 임대조건을 더 쉽게 확인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만 관리비와 사용료를 신고하도록 하는 것만으로 실제 부과 금액의 적정성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신고 내용과 실제 청구액이 일치하는지 과도한 관리비나 옵션 사용료를 어떻게 점검할지 등 후속 관리가 중요하다.

부동산 임대 전문가들은 제도 개정의 실효성을 판단하려면 임대조건 공개 확대에 그치지 않고 실제 관리·감독이 뒤따르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임대료 외 비용을 통한 편법 인상을 막고 세입자의 알권리를 보장하려면 신고 정보의 정확성을 확인하고 위반 사례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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