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중간선거 승패도 민생이 갈랐다

(워싱턴 로이터=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링컨기념관 앞 반사연못에서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설하고 있다. 이 반사연못은 수개월간의 보수 공사를 마치고 재개장했다. 2026.110.2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로이터=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2년간 국정 운영을 평가하는 중간선거가 치러졌다. 핵심 경합지 결과가 최종 확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상·하원 선거 모두에서 민주당의 압승이 확실시된다. 미국 유권자들은 물가 급등과 민생 문제를 선거의 화두로 꼽았고 정부의 실정을 냉정하게 심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신감과 현금 뿌리기 시도도 민생 어려움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년간 좌충우돌 관세 정책으로 교역 상대국을 압박했고 이란 전쟁으로 원유, 원자재 같은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었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한다'(MAGA)는 명분을 내세우며 재선 당시의 공약을 충실히 이행한 것이다. 소외됐던 블루칼라 계층과 정치엘리트에 실망한 이들은 초기에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지만 이란전쟁 장기화 등으로 살림살이가 어려워지자 급격히 돌아섰다.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직전에 "공화당이 상·하원 선거에서 승리하면 모든 성인 시민이 5000달러를 받게 될 것"이라며 약속한 '트럼프 배당금'도 전혀 약효가 없었다. 국민들은 현금 살포가 아닌 민생 안정을 통해 지갑이 두툼해지기를 원한 것이다. 미국도 중앙은행(Fed)이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표현할 정도로 외형상 성적표는 좋지만 국민들의 삶은 악화됐다.

지지층만을 바라보는 정책을 편 대가는 냉혹했다. 2016년과 2024년 대선의 승리를 가져다준 '샤이 트럼프(숨은 트럼프 지지자)'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기세가 꺾인데 반해 '앵그리 트럼프(트럼프의 정책에 분노한 이들)'가 득세하며 공화당은 텃밭(텍사스, 캔사스 등)에서조차 의 패배했다. 사법부 압박과 부정선거론 등 여야가 극렬지지층에게만 호소하는 정책에 몰두하는 우리 정치권도 뼈아프게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관세정책과 대미 투자협상 관련 속도 조절 등 미국의 대내외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민주당의 상하원 우위가 확실시되면 미국 각지에 세워질 예정이었던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와 반도체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분위기 반전을 위해 북미대화에 속도를 내는 것에 대비해 한미 동맹의 이상신호를 선제적으로 제어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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