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천적' 고영표 vs '투혼' 페덱…KS 수놓은 명품 투수전

kt 고영표, 7이닝 1실점 역투…삼성 페덱도 7이닝 1실점 '맞불'

위기탈출에 포효하는 고영표
(수원=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4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 kt 선발 고영표가 6회초 1사 만루 위기를 병살로 마무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2026.11.4 superdoo82@yna.co.kr

(수원=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정규시즌 '사자 사냥꾼'으로 군림한 토종 잠수함 에이스와 짧은 휴식일에도 온몸을 던진 외국인 투수의 투혼이 한국시리즈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프로야구 kt wiz 고영표와 삼성 라이온즈 크리스 페덱은 4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2차전에서 나란히 눈부신 역투를 펼치며 명품 투수전을 연출했다.

먼저 안방 마운드에 오른 고영표는 7이닝 96구 7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틀어막았다.

이에 맞선 페덱 역시 7이닝 102구 8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의 쾌투로 응수하며 팽팽한 흐름을 주도했다.

고영표에게 이날 등판은 '삼성 킬러'의 명성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한국시리즈 선발 잔혹사를 끊어내는 무대였다.

고영표 '내가 잡았어'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4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 5회초 2사 주자 없을 때 kt 투수 고영표가 삼성 김지찬의 타구를 잡고 있다. 2026.11.4 xanadu@yna.co.kr

고영표는 올해 정규시즌 삼성전 4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2.25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무엇보다 첫 한국시리즈 선발 호투를 향한 갈증이 컸다.

고영표는 팀이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한 2021년 한국시리즈에서는 불펜으로만 3경기에 등판해 2홀드,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고 2023년 한국시리즈에서는 두 차례 선발로 나섰으나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5.40에 그쳤다.

한국시리즈 통산 5경기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4.91의 아쉬움을 안고 있던 고영표는 특유의 날카로운 체인지업과 정교한 커맨드로 마침내 한국시리즈 마운드에서도 진가를 입증했다.

고영표는 2회 최형우에게 2루타, 르윈 디아즈에게 3루타를 맞고 1실점 했으나 무사 3루에서 추가로 점수를 주지 않은 게 롱런에 결정적이었다.

또 4회 1사 2루를 무실점으로 건너가고 6회 1사 만루에서 류지혁을 병살타로 요리해 고비를 넘겼다.

7회까지 1실점으로 틀어막는 페덱
(수원=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4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 7회말 삼성 선발투수 페덱이 역투하고 있다. 페덱은 7회까지 1실점을 기록했다. 2026.11.4 dwise@yna.co.kr

반대편 마운드에 선 페덱의 호투는 체력적 한계를 정신력으로 뛰어넘은 투혼을 불태웠다.

페덱은 앞서 KIA 타이거즈와 플레이오프(PO) 두 경기에 선발 등판해 도합 10이닝 193구를 던지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10월 26일 대구 1차전에서 4⅔이닝 94구 5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으나 사흘만 쉬고 등판한 10월 30일 전남광주 4차전에서 5⅓이닝 99구 1실점 역투로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야구 인생 처음으로 사흘 간격 선발 등판에서 95구 이상을 연거푸 던진 페덱은 이번에도 나흘만 쉬고 마운드에 올랐다.

등판 전날인 3일 "이 순간을 위해 일 년 내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왔다. 한국시리즈 2차전에 던질 수 있다면 몸이 힘든 것쯤은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고 다짐했던 그는 실전에서 약속을 지켰다.

페덱, 7이닝 1실점 호투
(수원=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4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 7회말 2사 1루 kt 김민혁을 1루수 땅볼 아웃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낸 삼성 선발투수 페덱이 포수 강민호의 격려를 받고 있다. 2026.11.4 dwise@yna.co.kr

정규시즌 유일한 맞대결이던 8월 29일 대구 경기에서 6이닝 비자책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던 기억도 자신감으로 작용했다.

당시 출산 휴가로 빠졌던 샘 힐리어드까지 가세한 kt 타선을 마주하고도 페덱은 흔들림 없이 이닝을 책임졌다.

페덱은 4회 선두 타자 힐리어드에게 2루타, 2사 후 허경민에게 적시타를 내줬을 뿐이고 나머지 7번의 득점권 위기는 모조리 범타 처리했다.

그가 열흘 동안 가을야구 마운드에서 던진 공은 총 295개다.

고영표와 페덱은 1-1로 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둘 다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팀을 위해 모든 공에 혼을 실은 두 에이스의 역투가 수원벌을 뜨겁게 달궜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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