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이겨내고 PO MVP 뽑힌 후라도 “우승까지 열심히 던지겠다”

삼성 라이온즈 아리엘 후라도가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 기아(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6회초 한준수를 상대로 삼진을 잡은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라도! 후라도!’

하늘색 우비를 입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 모인 안방 팬들은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가 마운드를 내려와 더그아웃으로 향할 때마다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기립 박수를 보냈다. 플레이오프 1차전을 내주고 맞은 2차전에서 그랬고, 2승2패로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친 5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팀의 플레이오프 히어로는 후라도”라는 박진만 삼성 감독의 말처럼 후라도는 팀이 가장 필요로하는 순간 마운드에 올라 묵묵히 제 역할을 했다. 플레이오프에서만 2승을 거둔 후라도는 1일 기자단 투표 79표 가운데 47표(득표율 59.5%)를 얻어 최형우(20표), 류지혁(5표)을 제치고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후라도는 5차전 뒤 기자들과 만나 “사실 예상하지 못해 더 기쁘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어서 내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날 선발로 나서 7이닝 5피안타 3탈삼진 1실점(비자책) 하면서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수비가 흔들린 순간에도 후라도는 평정을 잃지 않았다. 삼성 내야진은 이날도 실책 2개를 범했고, 모두 위기로 이어졌다. 후라도는 “실책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야수에게 다가가 ‘괜찮다, 잘하고 있다. 그쪽으로 땅볼을 유도할 테니 잘 잡아달라’고 말했다. 작은 실책은 언제든 나올 수 있다”고 했다.

6회초 2사 1·2루 위기에선 한준수를 상대로 체인지업 4개를 연달아 던져 삼진을 잡아냈다. 그는 “나는 범타를 유도하는 투수라 세세한 부분까지 살핀다. 한준수 선수의 타격을 보니 체인지업이 잘 통할 것 같아 그렇게 던졌다”고 설명했다.

7회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던 후라도는 포수 강민호와 포옹하며 감격에 겨운 듯 포효했다. 그는 “감정이 터져 나왔다”라며 “7회까지 잘 던졌고 배터리 호흡도 좋았다. 경기도 이기고 있었기 때문에 좋은 감정이 폭발했다”고 돌아봤다.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이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 기아(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선발 후라도에게 사자 사진이 새겨진 망토를 둘러주고 있다. 연합뉴스

가을야구 ‘히어로’지만 올 시즌은 순탄하지 않았다. 지난 7월 어깨 부상을 입고 6주간 자리를 비웠다. 일각에선 퇴출 우려도 나왔지만 삼성은 그를 기다려줬고, 후라도는 9월 복귀해 믿음에 보답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진가를 발휘한 그는 이제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앞두고 있다.

후라도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정말 기쁘다. 경기를 하게 되면 처음 느껴보는 감정, 엄청난 아드레날린이 나올 텐데 그걸 잘 활용하겠다”며 “우리가 가장 원하는 우승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진만 감독은 후라도를 3차전 선발로 내세울 계획이다. 1∼2차전 선발로는 최원태와 크리스 페덱을 예고했다.

대구/손현수 기자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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