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개비처럼 선체에 붙인뒤 펑…이란, 7년만에 부착식 기뢰 공격

FT "美 공습 앞두고 전술 바꾼 듯"…쾌속정으로 접근해 선체에 폭발물

해상 운송량, 전쟁 前 대비 반토막…전문가들 "걸프 해역 전체 위험"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는 선박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던 유조선 한 척이 소형 쾌속정을 탄 이란인들에게 선체에 폭발물을 부착하는 방식의 공격을 받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착식 기뢰(limpet mine·림펫 마인)를 이용한 공격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추가 공습 위협에 맞서 이란이 전술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분석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 등에 따르면 두바이 선사 소유의 유조선 '루이즈 1호'는 29일 오후 10시 15분께 해협을 통과하던 중 소형 선박의 접근을 받았다.

소형 선박에 탄 이들은 선체와 수면이 맞닿는 흘수선 위쪽에 폭발물 두 개를 부착했고, 이 폭발물들이 터지면서 기관실에 불이 났다.

유조선은 이후 아랍에미리트(UAE) 남부 해안 코르파칸 앞바다 정박지로 이동했다.

흔히 따개비에 빗대는 이 기뢰는 선체에 붙여 터뜨리는 폭발물로, 영어로는 해안 바위에 달라붙어 사는 삿갓조개(limpet)에서 따온 '림펫 마인'으로 불린다.

해상 보안 업체 관계자들은 중동 지역에서 이런 부착식 폭발물이 선박 공격에 쓰인 것은 지난 2019년 6월 오만만에서 일본과 노르웨이 선박이 공격받은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같은 해 5월에는 UAE 푸자이라 앞바다에 정박해 있던 선박 4척이 이런 부착식 기뢰 공격을 받았다.

당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이란과 서방의 긴장이 고조되던 때였다고 FT는 설명했다.

2019년 UAE 푸자이라 앞바다에서 부착식 기뢰 공격을 받은 유조선
[미국 국방부 제공 /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금지]

FT는 이번 공격이 선박 운항을 방해하려는 이란의 공세가 한층 거세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짚었다. 같은 날 해협에서는 다른 유조선 한 척과 목선 한 척도 미사일을 맞았다.

최근 해상 운송량도 크게 줄었다. 원자재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 자료에 따르면 29일까지 일주일 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량은 하루 870만 배럴이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을 시작하기 전보다 약 51% 줄어든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선박에 대한 위협은 다음 주 미국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더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과 추가 공습 가능성에 대비하라고 중동 동맹국들에 경고한 상태다.

해상 보안 컨설팅업체 '오비탈 리스크 인텔리전스'의 마틴 켈리는 이란이 부착식 기뢰를 다시 꺼내 들었다면 걸프 해역 전체의 선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몇 주 사이 순항미사일로도 선박을 공격했고, 드론으로 선박 굴뚝을 노리기도 했다. 굴뚝은 기관실과 연결돼 있어 폭발 피해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선박은 오만 영해를 지나기 때문에 무장 경비원을 태울 수 없다. 대신 보안업체 직원이 함교에서 승무원들에게 조언하며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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