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보험사들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이 시장 기대를 밑돌 전망이지만 실적을 뜯어보면 보험 본업은 개선되는 반면 투자손익이 악화하는 '엇갈린 회복'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다.
iM증권이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한화손해보험 등 원수 손보사 4곳의 3분기 실적을 추정한 결과 합산 당기순이익은 1조62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 감소할 전망이다. 시장 컨센서스 1조2800억원보다는 17% 낮다.
회사별 예상 순이익은 삼성화재 467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3% 감소하고 DB손보는 3200억원으로 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해상은 1840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하고 한화손보는 920억원으로 28%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실적 눈높이가 낮아진 가장 큰 이유는 보험영업보다 자산운용 쪽에 있다. iM증권은 4사의 3분기 투자손익을 2808억원으로 예상했다. 전년동기보다 61.9% 줄어드는 규모다.
금리 상승과 증시 조정으로 주식·출자금뿐 아니라 구조화채권과 대체투자, 채권형 펀드 등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FVPL) 자산에서 평가·처분손실이 발생하고 보험금융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보험 본업에서는 손실 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보험금 지급액과 예상치의 차이를 뜻하는 보험금 예실차는 4사 합계 -775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 -3341억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1/4 수준으로 축소되는 셈이다.
이러한 보험손익 개선에는 제도 변화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보건복지부는 7월1일부터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로 전환했다. 환자 본인부담률은 95%이며 1회 수가는 4만3850원이다.
원칙적으로 주 2회·연 15회까지 인정하고 수술이나 골절 등에 따른 관절 구축·강직 등 의학적 사유가 있으면 연 24회까지 허용한다. iM증권은 대형 손보사에서 도수치료 관련 보험금이 연간 약 700억~800억원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정했다.
자동차보험에서도 9월10일 이후 발생한 사고부터 경상환자가 8주를 초과해 치료받으려면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 전문 의료인의 치료 필요성 검토를 거치는 절차가 시행됐다.
이는 치료 자체를 8주로 제한하는 제도는 아니다. 필요성이 인정되면 그 이후에도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시행 시점을 고려하면 관련 손해율 개선 효과는 3분기보다 4분기 말 이후, 본격적으로는 2027년 실적에서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
보험사들이 신계약 물량을 밀어붙여 이익을 방어하는 흐름도 약해지고 있다. 4사의 3분기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은 1조9757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3.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2분기부터 손해율·사업비 등 계리가정이 보수화된 데다 판매수수료 경쟁 규제도 강화되면서 과거처럼 신계약 확대만으로 미래이익을 크게 쌓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금융위원회는 7월1일부터 GA 소속 설계사에도 초년도 모집수수료를 월납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1200%룰'을 적용하고 있다. 2027년부터는 판매수수료 분급도 시작된다.
또한 금리 상승을 손보사에 무조건적인 호재로 보기도 어려워졌다. 보험사는 통상 부채 만기가 자산보다 길어 금리가 오르면 부채 현재가치가 더 크게 줄면서 자본비율이 개선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최근 일부 손보사는 자산 듀레이션이 부채보다 길어진 '오버매칭' 상태로 이동했다.
iM증권이 올해 2분기 기준으로 금리가 100bp 상승하는 상황을 가정한 결과 K-ICS 비율은 삼성화재가 7.5%p, DB손보가 7.2%p, 현대해상이 2.6%p, 메리츠화재가 5.8%p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화손보는 3.4%p 상승했다.
회사별 자산·부채 구조에 따라 금리 상승 효과가 정반대로 갈릴 수 있다는 의미다. 금리가 오르면 신규 투자수익률은 높아지지만 단기적으로 FVPL 평가손실과 보험금융비용, 해지위험 관련 요구자본 증가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주주환원 기대도 보험손익 회복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이 완화되면 배당가능이익이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지만 금융위원회는 지난 8월10일 제도개선 방안은 정해진 바 없다고 공식 설명했다.
iM증권도 현행 80% 수준의 적립률이 35%로 낮아지는 단순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회계상 배당여력은 커지지만 세법상 손금 인정액 감소로 법인세 현금유출이 크게 늘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복하지만 35%는 정부안이 아니라 증권사의 민감도 가정이다.
내년부터는 기본자본 K-ICS 규제도 도입된다. 금융위는 2027년부터 기본자본 K-ICS 기준을 50%로 설정하고 자본금과 이익잉여금 등 손실흡수성이 높은 자본을 별도로 관리할 계획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역시 배당가능이익뿐 아니라 기본자본 산출과 연결돼 있다.
결국 손보업종의 실적 판단 기준은 단순 순이익에서 점차 복잡해지고 있다. 3분기 숫자만 보면 '컨센서스 미스'지만 보험금 예실차와 손해율은 개선되는 반면 투자손익이 전체 이익을 깎는 구조다.
앞으로는 보험손익 회복이 실제로 이어지는지와 함께 금리 변화가 투자손익과 K-ICS에 미치는 영향, 해약환급금준비금과 기본자본 규제가 실제 배당으로 연결되는지를 따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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