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재판소원 공개변론에 헌법재판관들 질문폭탄…4시간만에 종료

압수수색영장 사본, 피의자는 받고 참고인은 못받아

이예람중사 사건 참고인 조사받았던 변호사가 청구

청구인측 "수사 편의주의" vs 법무부측 "수사 밀행성"

헌법재판소,'압수수색 영장사본 미교부' 재판소원 변론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김상환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이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열린 '압수수색 영장사본 미교부' 재판소원 변론을 위해 착석해 있다. 2026.10.21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밝음 기자 = 법원 확정재판의 헌법 위반 여부를 다투는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처음 열린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이 4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헌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6시50분께까지 대심판정에서 김영수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가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수사 과정에서 압수수색 영장 사본을 받지 못했다며 대법원을 상대로 낸 재판소원 사건의 공개변론을 진행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압수수색 대상이 피의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영장 사본을 교부하지 않은 것이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다.

형사소송법 118조는 '압수수색영장 처분을 받는 자가 피의자인인 경우 사본을 교부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김 변호사는 이날 변론에서 형사소송법 118조가 국민 기본권 보장이라는 헌법 원칙에 위배되고 수사 편의주의를 위한 불완전 입법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2020년 국회에서 모든 압수수색 처분 대상자에게 영장 사본을 교부하도록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법무부가 수사 밀행성과 피의자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교부 대상이 피의자로 한정됐다는 것이다.

김영수 변호사는 압수수색이 공개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수사 밀행성은 이유가 될 수 없고, 단지 몇 분 동안 영장을 열람하는 것만으로는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개인정보 문제는 비실명처리 등 대체 수단이 충분히 있다고 했다.

반면 법무부를 대리하는 정부법무공단은 이번 재판소원 청구가 이미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기각된 사안으로 적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해 각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피의자에게만 영장 사본을 교부하도록 한 형사소송법 입법 취지를 존중하고 증거인멸 악용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재판소원 취지부터 압수수색 영장 집행 당시 상황에 이르기까지 헌법재판관 8명의 질문이 이어지면서 변론은 4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김형두 재판관은 피의자 방어권 보장을 위해 영장 사본을 제시한다는 설명에 대해 "어떤 의문이 생기냐면 피의자인 경우에만 문제가 생기나. 참고인인 경우 문제가 안 생기나"라고 물었다.

법무공단은 "동일하게 생기지만 반대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일장일단이 있다. 피의자의 경우엔 방어권 보장이 더 크다고 본 것"이라며 사본이 문서 형태로 교부되기 때문에 수사 내용이 유출될 우려가 크다고 했다.

김 재판관은 "밀행성이 침해되지 않는 방법으로 영장 사본을 교부하면 괜찮은건가"라고 재차 질문했다.

법무공단은 "입법부의 재량 영역으로 보고 있다"며 "가장 큰 문제는 참고인의 압수수색이 먼저 이뤄지고 피의자 압수수색이 이뤄지는 게 통상이라 수사 밀행성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재판관은 김 변호사에게 영장을 충분히 제시받았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김 변호사는 "도저히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조한창 재판관은 "(영장 제시 당시) 피의자가 누구인지 범죄사실이 무엇인지를 읽어봤나. 읽으려고 했는데 뺏어간 건가"라며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물었다.

정형식 재판관은 김 변호사에게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기각된 후 헌법소원을 제기하지 않은 이유를 물으면서 구체적인 청구 취지를 확인했다.

故이예람 특검팀, 100일 수사 결과 발표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100일간 수사한 안미영 특별검사가 13일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2.9.13 hama@yna.co.kr

앞서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하던 안미영 특별검사팀은 2022년 7월 참고인 신분이던 김 변호사의 집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 변호사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영장 사본 교부를 요청했다가 거부당하자 압수수색 처분과 영장 사본 교부요청 거부를 취소해달라며 준항고를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은 2023년 압수수색 처분은 취소했지만, 김 변호사가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이라 영장 사본 교부 의무는 없다고 판단했다.

피의자가 아닌 제삼자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할 경우 수사기관이 영장 사본을 교부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다.

김 변호사와 특검 모두 재항고했지만 대법원에서도 원심 판단이 유지됐다.

대법원에서 확정된 사안을 헌재가 심사하는 만큼 향후 결정 내용에도 관심이 모인다.

한편 헌재는 오는 23일 녹십자 과징금 관련 재판소원 공개변론도 진행할 예정이다.

brig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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