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사 인력파견 지시' 등 무죄로 뒤집혀…직권남용도 무죄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12·3 비상계엄에 가담하고 김건희 여사의 수사 청탁을 들어준 혐의로 기소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6.22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2심에서 대폭 감형받았다.
주요 혐의사실이 일부 무죄로 뒤집힌 결과다.
서울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21일 내란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장관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1심은 징역 25년을 선고했었다.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의 2심 구형량도 이와 같은 징역 25년이었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비상계엄이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않았고, 계엄 선포가 위헌·위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임을 박 전 장관이 인식했다고 판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비상계엄 선포 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게 출국금지 담당 직원 출근을, 교정본부장에게 수도권 교정시설 수용 여력 점검을 각각 지시한 행위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가 맞는다고 짚었다.
다만 교정본부장에게 서울구치소 '수용거실 현황'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혐의 사실은 입증되지 않았다며 1심의 유죄 판단을 무죄로 뒤집었다.
법무부 검찰국 검찰과장에게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의 인력 파견 요청에 협조하라고 지시한 혐의사실 역시 1심과 달리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 전 장관이 검찰과장에게 합동수사본부로부터 검사 파견 요청이 올 때를 대비해 검토하라고 지시하긴 했지만, 이런 원론적 지시만으론 내란 목적 달성에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박 전 장관이 심우정 당시 검찰총장에게 대검 과학수사부 소속 포렌식 요원 등 인력을 합동수사본부에 파견하라고 지시한 혐의사실도 1심과 달리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2심은 박성재 전 장관이 교정시설 수용 여력 점검, 출국금지 담당 직원 출근을 지시하며 직권을 남용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도 무죄로 뒤집었다.
우선 계엄 포고령을 집행하려는 위법한 목적으로 출국금지 담당 직원들의 사무실 출근을 지시한 만큼 직권을 남용한 점은 인정되지만, 이들 직원의 출근·대기가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당시 상황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칙에서 정한 비상근무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수도권 교정기관 수용여력 검토를 지시한 부분도 직권을 남용하긴 했으나 하급자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당시 박 전 장관의 지시에 따라 교정 공무원들이 작성한 문건은 추가적 수용 여력에 관한 일반적 사항을 검토한 내용일 뿐이라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해제 직후 법무부 감찰과장에게 계엄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담긴 '권한 남용 문건'을 작성해 직권을 남용한 혐의도 1심의 유죄 판단을 무죄로 뒤집었다.
이와 관련해선 "해당 문건은 종국적으로 박성재 본인의 직무 집행으로 귀결되는 사무로 봐야 한다"며 "실무 담당자인 감찰과장 등에게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양형과 관련해선 "피고인의 사회적 경력에 비춰 비상계엄과 포고령이 위헌적이라는 사정을 잘 알았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럼에도 자신의 지위·감독하에 있는 이들에게 포고령 집행에 필요한 사항을 지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한편 2심 재판부는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완규 전 법제처장의 경우 1심의 공소기각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전 처장은 계엄 해제 직후 이뤄진 '안가 회동'에서 계엄에 관한 논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를 받는다.
1심은 이 사건이 내란특검팀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공소 기각을 선고했으나, 2심은 특검법에서 명시된 '내란·외환 행위와 관련된 고발 사건'에 해당한다며 수사 대상이 맞는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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